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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전액결제...건강한 소비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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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카드의 천국 영국을 가다 <하>

[런던 =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60% 정도의 카드 소비자들이 매달 결제액을 전액 갚고 있습니다." (폴 맥캐론 영국카드협회 임원)
"빚을 못 갚고 있는 고객들은 매월 갚아야 하는 미니멈(최소납부금액)을 높이는 방식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카드사에게 큰 위험은 없습니다." (영국 4대은행 카드그룹장)

영국의 주요 카드회사, 카드협회 등을 방문하다보면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부분들이 있다. 바로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의 비율'이다.

유럽 국가들에서는 대부분 카드에 할부 기능이 없다. 매월 결제한 금액을 정해진 날짜에 모두 갚아야 하고, 그렇지 못 할 경우 리볼빙을 통해 결제금액을 다음 달로 미룬다. 연체 금액이 많은 고객에게는 '미니멈을 부여하고, 매달 무조건 갚아야 할 금액을 정해준다. 유럽 금융사들이 고객들의 빚에 대해 예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국내 카드사들은 끊임없이 텔레마케팅 등을 통해 카드론을 권유하고, 카드 한도를 늘려 주겠다고 말한다. 돈 빌리기를 권유하는 한국과는 다른 모습이다.
현재 영국 카드협회에 등록된 신용카드 고객 중 60% 가량은 카드를 쓰면 결제금액을 한 달 내에 모두 갚는다. 카드 소지자 대부분이 '할부결제를 하기 위해서 쓴다'라고 답하는 국내 카드고객들의 소비 행태와는 사뭇 다르다.

영국의 경우 개인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부채(1조4200억 파운드) 가운데 카드빚이 차지하는 비중은 4%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금융당국과 카드사들은 고객들의 빚 관리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최근 영국의 기업혁신기술부가 내린 제재가 대표적인 예다. 예전에는 카드로 여러 번 돈을 빌린 고객이 빚을 갚을 때, 낮은 이자율로 빌린 돈을 먼저 갚도록 했지만 이제는 높은 이자율로 빌린 돈을 먼저 갚도록 한 것. 한 마디로 미니멈을 높인 셈이다.

이같은 제재시에 영국정부와 카드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고객들이 빚을 갚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카드 발급사들은 고객들이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기적으로 고객에게 전화나 우편을 보내야 한다. 카드발급사 내에는 빚 관리 담당자(Debt Advisor)가 따로 있을 정도다. 신용카드를 썼을 때 붙는 각종 이자까지 모두 계산해 고객이 매월, 매년 내야 할 금액에 대해서도 자세히 통보한다. 카드론 이자율 등이 바뀌었을 때에는 고객의 동의를 얻을 때까지 연락을 취해야 한다.이같은 조치는 카드사의 건전성에도 도움이 된다.

이 외에 금융사기를 막기 위해 카드협회와 경찰이 연계해 만든 별도 기관도 존재한다. 카드연계보험ㆍ전자상거래 등에 대한 제재도 세분화해 만들고 있는 등 요즘 영국정부는 건강하고 깨끗한 카드시장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다.

물론 수익에 대한 우려는 있다. 한 영국 대형은행 관계자는 "신용카드 사용액이 줄어들고 빚을 갚는 사람이 늘어나면 업계가 돈 벌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카드를 이용한 수익만 신경쓰기보다는 은행과의 연계상품, 고객관리 등 넓은 시각으로 수익을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도 "최근의 관심사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고객들이 어떤 가치를 가질 수 있느냐"라며 "이것이 전세계적인 트렌드이자 고객 보호"라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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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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