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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속 타는 개성공단 직원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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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억류'라는 말만 들어도 개성공단 직원 가족들은 속이 바짝바짝 탑니다. 가족들을 생각해서 언론에서 자제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북한이 개성공단 남측 근로자들의 출입을 막은 지 이틀째인 4일, 한 개성공단 중소기업 CEO가 전해온 말이다. 언론이 개성공단 노동자들을 '잠재적 인질'로 보며 폐쇄론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물론 북한은 과거 한 차례 남측 임직원을 '억류'한 전과가 있다. 지난 2009년 북한에 억류됐다 136일 만에 풀려난 현대아산 직원 유씨가 그렇다. 유씨는 그해 3월 30일 북측에 의해 억류됐다가 5개월만인 8월 13일 풀려났다. 그 동안 남북관계는 냉랭해졌고 그의 가족들은 피가 마르는 나날을 보내야 했다.
개성공단 임직원이 볼모로 잡힐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도 그래서 제기되는지 모른다. '달러박스'인 개성공단을 닫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지만, 북한이 연일 강경태세로 나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타당한 측면이 있다. 자칫하면 경제협력을 유지하려다가 근로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지 기업인들이 사태를 바라보는 시선은 좀 다르다. 개성공단의 정상조업을 바라는 기업인들과 근로자들은 지나친 억측과 감정적인 접근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을까 우려한다. 크고 작은 굴곡을 겪으면서도 개성공단은 9년이나 이어져왔다. 천안함ㆍ연평도 사태로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을 때도 공장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개성공단이 문을 닫으면 생계가 위협당할 1만5000명의 근로자에 대한 걱정이 제일 크다.

중소기업중앙회와 개성공단기업협회 역대 회장들은 이날 파주 남북출입사무소에 모여 '개성공단 정상화'를 외쳤다. 400여명의 남측 개성공단 직원들은 지금도 정상화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공장 기계를 돌리고 있다. 이들의 노력을 헛되게 만들어서는 안될 일이다. 우리 모두 방심하지 않으면서도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사태 해결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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