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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룻배 둥둥 떠있고 객주집 무성하던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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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룻배 둥둥 떠있고 객주집 무성하던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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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곡식과 비단을 운반하던 조운선이 다니고, 얼음을 저장하던 창고가 있어 사람들로 분주했던 그 곳. 바로 한강이다. 한강에 얽힌 과거사를 톺아볼 수 있는 여행 코스가 있어 흥미롭다. 광나루길, 송파나루길, 뚝섬나루길, 노들나루길, 서강나루길, 양화나루길, 선유도길, 공암나루길, 겸재정선길, 한강 옛 나루터길 등 총 10개 코스다.

이번 탐방코스 중 1코스인 '광나루길'은 조선시대 충주를 거쳐 동래로, 또는 원주를 거쳐 동해안으로 빠지는 주요 요충지였다. 1930년을 전후 하루에 도강하는 자동차, 우차, 손수레 등이 급증하자 도로교통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1936년 교량을 건설하게 된 것이다. 인근 아차산성은 삼국이 한강유역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였던 역사의 현장이다.
잠실한강공원~석촌동고분 까지 이르는 '송파나루길'은 서울과 광주(廣州)를 잇는 나루였다. 조선시대 전국 10대 상설시장의 하나로 꼽혔던 송파시장을 배경으로 번성, 각종 물화의 집산지였다. 당시 270여 호의 객주집이 있을 정도로 상업의 중심지였으나 1925년 을축년 대홍수 및 자동차 교통의 발달로 점차 기능이 쇠퇴, 1960년대까지 뚝섬과 송파를 잇는 정기선이 운행됐었다.

목재의 집결지였던 '뚝섬나루길'은 강남에 있는 봉은사로 불공을 드리러 가는 여인들과 장삿치들이 배를 타고 건너던 곳이자 조선후기 황해도와 평안도, 강원도와 충청도에서 싣고 온 목재를 들여오는 나루로 유명하다. 뚝섬나루길 코스는 조선시대 다리 가운데 가장 긴 다리인 ‘살곶이다리’도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왕들은 살곶이다리를 통해 태종과 순조가 모셔져 있는 헌인릉과 성종과 중종이 모셔진 선정릉에 갈 수 있었다.

백로가 노닐던 '노들나루길' 코스는 이촌한강공원과 효사정까지를 이어진다. 특히 1900년 개통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한강철교도 살펴 볼 수 있다. 지금의 한강대교(한강인도교)는 1917년 준공됐다. '백로가 노닐던 징검돌'이라는 뜻의 '노들'의 이름을 따 붙인 노들나루를 한자로 바꾼 것이 '노량진(鷺梁津)'이다.
새우젓 내음 가득한 곳이었던 '서강나루'는 일명 서호라고도 하는데 삼개포구(용호, 마호, 서호) 중의 하나로 가까이 있는 밤섬은 조선시대 배 만드는 기술자들이 정착해 마을을 이뤘으며 일제시대에는 청년층 조선목수가 17명이었다고 전해진다. 1968년 한강개발로 밤섬을 폭파하게 되자, 밤섬 주민들이 현재의 마포구 창전동으로 이주해 신당을 만든 것이 밤섬부군당이다. 현재의 마포구 창전동 402번지 일대에 있었던 광흥창은 조선시대 관원의 녹봉으로 쓰일 양곡을 저장하던 창고였던 곳이다.

구암 허준 선생의 삶과 형제투금설화의 배경이 된 '공암나루'는 한강변의 나루터 중 서울시계 내에서는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나루로 예부터 강화도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했다.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의 발자취가 묻어난 곳이 바로 '겸재정선길'이다. 강서한강공원~양천향교~소악루~겸재정선기념관으로 이어진다. 궁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 양천향교는 전국 234개 향교 중 서울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향교다. 조선조 태종 11년(1411) 처음 지었으며, 1981년 전면 복원했다. 겸재는 말년에 이 양천현령을 지냈다.

서울시는 '한강의 역사를 찾아서'라는 탐방 프로그램을 다음달 초부터 오는 11월말까지 운영한다. ▲도보코스 ▲찾아가는 역사 탐방 ▲선상코스 등 세가지 코스로 나눠 진행된다. 개인신청은 ‘도보코스’(1코스 광나루길~9코스 겸재정선길)만 가능하며, ‘찾아가는 역사 탐방’ 프로그램은 학교를 포함한 단체, ‘선상코스’(한강 옛 나루터길)는 학교만 신청이 가능하다. '한강역사해설가'가 나서 상세한 안내를 통해 흥미를 북돋는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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