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바티칸이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장애물들을 제거하고 관계 개선의 조건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을 취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신임 교황 즉위와 관련해 상당수 중국인들은 중국과 교황청 간의 진행됐던 비공식 대화가 재개될지 여부에 주목해왔다.
반면 대만으로서는 바티칸과의 외교 관계가 매우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지난 수십년간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했지만, 바티칸은 외교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주장하며, 대만과 다른 나라와의 외교관계가 유지되는 것을 반대해왔다. 이번 마잉주 총통의 바티칸 방문은 그가 2008년 총통에 취임한 이후 첫번째 유럽 방문이다. 실제 대만내 가톨릭 신자의 숫자 또한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만 지도자들은 바티칸과의 관계를 통해 세계 외교 무대에 진출하는 계기로 삼아왔다. 2005년에도 천수이볜(陳水扁) 당시 총통이 대만을 공식 방문하기도 했다.
탐캉대학교의 알렉산더 황 교수는 "대만인들에게 있어서 대만은 엄연히 실제하는 국가지만, 많은 나라들에 무시당하고 정상국가 취급마저 받지 못하고 있다"며 "마잉주 총통은 23개 외교 관계국 중 한 곳을 방문한 것"이라고 의미부여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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