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 가구를 위한 실내 정원 꾸미기
최근 싱글 혹은 부부만 함께 사는 집이 늘어나면서 따로 베란다를 가진 가정은 줄어드는 추세다. 그렇다고 화사한 집 안 분위기를 만들어줄 봄맞이 식물을 포기할 수는 없다. 정원이라는 말에 거창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 없이 도시 나름의 정원을 꾸미면 된다. 식물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어렵지 않게 키울 수 있다. 여기에 화려함, 개성 등 원하는 요 소를 선택하면 '나만의 정원'이 완성된다.
알뿌리 식물 중 튤립, 히아신스는 물에 담가놓기만 해도 잘 자랄 뿐만 아니라 꽃 색깔도 화려해 작은 크기임에도 공간의 분위기를 살려준다.
수경재배로 채소도 키울 수 있다. 미나리, 양파 등 뿌리 부분을 싹둑 잘라 물에 담가 키우는 기초단계도 있지만 투명 유리용기 안에 흙을 채우고 식물을 키우는 '테라리움(Terrarium)'을 주목하자. 흙을 뜻하는 라틴어 '테라(Terra)'와 어항모양 용기를 뜻하는 라틴어 '아리움(arium)'의 합성어로 뚜껑을 닫으면 흙에서 증발한 물이 유리벽에 맺혀 있다가 비가 오듯 흙으로 떨어지기를 반복하며 식물을 키워낸다. 식물의 광합성과 증산작용의 자연순환 법칙을 이용한 것으로 인위적으로 물주는 시기에 얽매일 필요 없다. 추가로 물을 줘야 할 경우 분무기로 스프레이 하면 된다.
◆공기 정화하는 기특한 효과 '미니정원'=정원이라는 단어를 듣고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아름다운 꽃으로 가득한 화원인 사람도 많을 것이다. 지평선 넘게 꽃이 넘쳐나는 모습이 아니더라도 작은 공간에 개성 가득한 나만의 정원을 만들 수 있다.
세계적인 색채전문기업 팬톤(PANTONE)이 선정한 올해의 컬러인 '에메랄드'를 미니정원에 대입하면 색다른 인테리어가 완성된다. 파란색 수국과 초록 식물을 함께 매치하면 최신 유 행 컬러를 집안에 들일 수 있다. 여기에 화려한 색의 식물을 더해주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가드닝 아이템이 된다.
미니 정원을 시작하기 위해 굳이 화분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 물 빠짐이 가능한 용기라면 어떤 것이든지 가능하다. 스티로폼 상자나 나무박스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하면 좋다. 꽃의 화려함을 부각하기 위해 화기의 색은 은은한 색을 선택해야 한다.
봄은 햇빛이 그다지 강하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 햇빛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곳에 두면 좋다. 가정마다 실내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물주는 간격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화분 표면의 흙이 마를 때, 대략 3일에 한번씩은 정원에 신경 써주면 오랫동안 화사하게 즐길 수 있다. 실내 가드닝의 경우 소독돼 있는 인조 토양을 구입해 쓰는 것이 위생적이고 편리하다.
빛의 양은 식물의 발아가 일어나기까지는 그다지 많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씨를 뿌려 재배할 경우 초반에는 실내에서 키우는 것도 가능하지만 싹이 자라면 베란다나 햇빛이 잘 드는 곳으로 옮겨주어야 한다.
◆음식 대신 담은 작은 정원 '디쉬가든'=식물 자체도 아름다운 인테리어 소품이지만 조금 더 신경 쓴다면 한층 집안을 화사하게 바꿀 수 있다. 작은 공간도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일명 '손바닥 정원'이 요즘 인기다. 배수구가 없는 화분, 예를 들어 접시나 커피 잔, 깨진 장독 뚜껑, 기왓장 등에 식물을 키우는 디쉬가든이 대표적인 예. 물 빠지는 곳이 없으므로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다육 식물은 '디쉬 가든'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디쉬가든은 다양한 모양의 접시류나 찻잔, 컵 등 각종 생활소품에 흙을 채워 식물을 심어 가꾸는 것을 말한다. 반드시 접시를 이용할 필요는 없으며 납작한 수반이나 항아리 뚜껑 을 이용해도 좋다. 화분의 간결함에 식물의 파릇파릇한 느낌을 강조해 자연의 풍경을 축소해 연출하는 것이 멋스럽기 때문에 색상과 패턴이 강렬하고 요란한 것은 적합하지 않다.
디쉬가든에는 다육식물이나 선인장과 같이 습기에 강하고 뿌리가 짧게 자라는 식물이 적합하다. 배수층이 낮기 때문이다. 꽃이 피는 식물을 심고 싶다면 용기 밑에 굵은 돌이나 하 이드로볼 같은 배수층을 깔고 심으면 된다. 디쉬가든은 기존 화기에 비해 크기가 작고 깊이가 얕기 때문에 토양은 피트모스처럼 입자가 곱고 물을 오래 머금는 것이 좋다. 토양 표면은 이끼로 덮어 마무리 하자. 수분 손실도 방지하고 이끼 색상으로 물주기 적당한 시기를 알 수 있다. 건조할수록 이끼 색상이 점점 밝아지기 때문이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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