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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니스프리가 샤넬급?' 국내 중저가 브랜드, 중국에서는 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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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업계에서는 글로벌 SPA브랜드에 밀렸지만 중국에서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 신세계백화점 내 입점한 클라이드 매장.

▲국내 패션업계에서는 글로벌 SPA브랜드에 밀렸지만 중국에서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 신세계백화점 내 입점한 클라이드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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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중국)=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중국 상하이 인민광장. 서울의 명동처럼 오피스, 쇼핑몰, 호텔 등이 밀집해있어 주말 낮이면 거리를 오가는 유동인구로 거리가 새까맣다. 이 앞에 커다랗게 삼성이라고 적힌 간판이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온다. 이 간판을 달고 있는 곳은 신세계백화점. 중국의 청담동이라 불리는 최대 번화거리인 남경로에 위치한 중국의 프리미엄 백화점으로 국내 신세계백화점과 헷갈릴 수 있지만 전혀 관련은 없다.

이 백화점 내에 들어서자 1층에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가 SKⅡ, 샤넬, 에스티로더, 시세이도 등의 세계적인 명품화장품 브랜드와 나란히 입점해 있었다. 국내에서는 로드숍 브랜드로 통하지만 중국에서는 고가 화장품이다. 여느 명품화장품 매장처럼 1:1 테이블까지 마련하고 고객 개개인에게 맞춤상담을 해주고 있었다. 당연히 가격도 높다. 주력제품인 에코사이언스 링클 스팟 에센스의 경우, 한국에서는 3만3000원이지만 중국에서는 300위안(한화 약 5만3000원)으로 2만원 정도 더 비쌌다. 한국 명동에서 중국인들이 화장품 로드숍을 돌며 '싹쓸이' 해 가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팍슨백화점에도 입점, 오픈 당일에만 약1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백화점 2층부터는 여성복 브랜드들이 들어서있다. 두세 매장 걸러 낯익은 의류 브랜드들이 눈에 띈다. 모두 한국 브랜드들이다. 국내에서 중저가 브랜드에 속하는 클라이드 매장에 들어서자 봄 원피스를 입은 마네킹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가격을 보고는 깜짝 놀라 계산기를 다시 두들겨야했다. 봄 원피스가 1399위안. 한화로 24만원이다. 온라인몰 등에서 재킷 등이 4만~5만원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두배 이상 비싼 편이다.

한국인 한 관광객은 "지인들에게 선물을 사려고 백화점에 왔는데 한국 제품들이 많고 가격도 훨씬 비싸서 살 만한 게 없다"며 "왜 중국인들이 국내 백화점, 명동ㆍ동대문 밀리오레에서 옷을 한 무더기씩 사 가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랜드의 티니위니, 로엠, 뉴발란스 등도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자취가 사라진 이랜드는 이곳 매장에서 반팔 티셔츠 가격이 598위안(한화 약 10만4000원)에 달했으며 1980년대 후반부터 유행했던 헌트(Hunt)는 봄재킷이 1980위안(34만6000원), 셔츠가 898위안(15만7000원)에 달했다. 특히 헌트는 매장 인테리어를 고급화 전략에 따라 우드로 꾸며 깔끔하고 포멀한 느낌을 강조했다. 베이직하우스와 UGIZ 등 국내에서는 글로벌 SPA브랜드에 밀려난 중저가 브랜드들도 중국에서는 고가 전략을 내세우며 인기를 끌고 있었다. UGIZ의 봄재킷은 1080위안(18만9000원), 행텐은 신발가격이 1000위안(17만5000원)이 넘었다.
중국 상하이 인민광장 인근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중국의 청담동이라 불리는 최대 번화거리인 남경로에 위치한 중국의 프리미엄 백화점이다.

중국 상하이 인민광장 인근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중국의 청담동이라 불리는 최대 번화거리인 남경로에 위치한 중국의 프리미엄 백화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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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업계에서는 글로벌 SPA브랜드인 자라와 망고, 유니클로 등 외국 브랜드에게 밀려 토종 중저가 의류시장이 밀려난 반면 중국에서는 이들 잊혀진 브랜드들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것.

중국 현지 관계자는 "중국은 급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평생을 먹고 살 정도로 부를 축적한 이들이 1800만명에 이른다"며 "더 높은 수준의 소비를 원하면서 해외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도 매우 높게 형성돼있다. 수입제품, 명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품질 좋은 한국 제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하이(중국)=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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