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백화점 내에 들어서자 1층에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가 SKⅡ, 샤넬, 에스티로더, 시세이도 등의 세계적인 명품화장품 브랜드와 나란히 입점해 있었다. 국내에서는 로드숍 브랜드로 통하지만 중국에서는 고가 화장품이다. 여느 명품화장품 매장처럼 1:1 테이블까지 마련하고 고객 개개인에게 맞춤상담을 해주고 있었다. 당연히 가격도 높다. 주력제품인 에코사이언스 링클 스팟 에센스의 경우, 한국에서는 3만3000원이지만 중국에서는 300위안(한화 약 5만3000원)으로 2만원 정도 더 비쌌다. 한국 명동에서 중국인들이 화장품 로드숍을 돌며 '싹쓸이' 해 가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팍슨백화점에도 입점, 오픈 당일에만 약1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인 한 관광객은 "지인들에게 선물을 사려고 백화점에 왔는데 한국 제품들이 많고 가격도 훨씬 비싸서 살 만한 게 없다"며 "왜 중국인들이 국내 백화점, 명동ㆍ동대문 밀리오레에서 옷을 한 무더기씩 사 가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랜드의 티니위니, 로엠, 뉴발란스 등도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자취가 사라진 이랜드는 이곳 매장에서 반팔 티셔츠 가격이 598위안(한화 약 10만4000원)에 달했으며 1980년대 후반부터 유행했던 헌트(Hunt)는 봄재킷이 1980위안(34만6000원), 셔츠가 898위안(15만7000원)에 달했다. 특히 헌트는 매장 인테리어를 고급화 전략에 따라 우드로 꾸며 깔끔하고 포멀한 느낌을 강조했다. 베이직하우스와 UGIZ 등 국내에서는 글로벌 SPA브랜드에 밀려난 중저가 브랜드들도 중국에서는 고가 전략을 내세우며 인기를 끌고 있었다. UGIZ의 봄재킷은 1080위안(18만9000원), 행텐은 신발가격이 1000위안(17만5000원)이 넘었다.
중국 현지 관계자는 "중국은 급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평생을 먹고 살 정도로 부를 축적한 이들이 1800만명에 이른다"며 "더 높은 수준의 소비를 원하면서 해외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도 매우 높게 형성돼있다. 수입제품, 명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품질 좋은 한국 제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하이(중국)=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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