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민주화, 멘토 14인에게 듣다]
경제민주화와 관련, 지난 대선 당시 여당의 한 유력인사가 "경제민주화라는 개념이 학문적으로 불분명하다"라고 어깃장을 놓은데서도 알 수 있 듯 학자들조차 모두가 인정할만한 이론과 논리 구조가 있으냐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재벌개혁'으로 운위되던 문제가 경제민주화라는 거창한 사회적 담론으로 다가오자 국민도 의아해하기는 마찬가지다. 여당 유력인사의 극언이 무뇌한 소리라고 비난만 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따라서 지난 경제민주화 논쟁은 재벌집단에게 유리하게 설계된 경제 질서에 대응하기 위한 법률과 정책 대안 생산에 머물렀다. 정해진 시간 내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할 '100분 토론'처럼 논쟁하다 지치면 모두 떠나야할 판이 돼버린 것이다. 어떤 경우 새 정권 인수 과정에서 폐기 운운하는 발언이 등장, 공허한 정치 구호로 전락한 느낌마저 지울 수 없었다.
여기에 경제민주화를 연구하는 기자 10인이 보수와 진보를 막론한 전문가 14인과 토론한 대담집 '경제민주화, 멘토 14인에게 듣다'라는 책을 펴냈다. 자칫 문을 닫을뻔한 토론 자리를 되살린 셈이다. 대담집이 담론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해법 혹은 경제민주화 반대 진영이 재벌을 옹호하는 과거 이데올로기 이상의 내용을 담았다기엔 역부족이다. 그러나 납득할만한 해답이 나올 때까지 논쟁을 더 벌어야한다는 정신은 역력하다. 그런 면에서 젊은 기자들의 생생하고 치열한 의욕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이런 부분은 기자들이 본성적으로 질문자라는 위치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이규성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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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 냄새 때문에 괴로워요"…신종 직장내 괴...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