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기업이 대출이자 더 싸..은행연합회 홈피 공시 기현상
중소기업 신용등급별로 은행연합회에 공시되는 금리가 '거꾸로'인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좋은 중소기업이 오히려 높은 금리로 공시되고,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이 낮은 금리로 공시되는 왜곡현상이 나타나는 것. 기업의 신용등급별로 금리를 공시해, 대출받을 때 참고토록 한다는 당초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를 신용등급별로 제공하는 17개 은행 가운데 7~10등급 중소기업의 대출금리가 6등급 이상 기업보다 낮은 은행은 경남, 기업, 농협, 산업, 신한, 우리, 하나, SC, 씨티 등 9곳에 달한다.
이에 대해 각 은행들과 은행연합회 측은 중소기업의 워크아웃으로 정책금리가 적용되거나, 신용과 담보대출이 혼용되면서 생긴 기술적인 오류라고 설명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7~10등급의 경우 대상 기업 수가 적고, 워크아웃에 돌입한 곳들이 많다"면서 "그 경우 채권금융기관들이 채무재조정에 돌입하면서 금리를 낮춰줘 이 같은 수치상의 왜곡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5등급 수준의 기업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정책자금 대출이 취급되기도 해서 일반적 대출보다 저금리를 제공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 은행 관계자는 "회사 경영상황에 따라 신용대출에 담보가 설정되는 경우도 있고, 설정 예정인 담보물에 대해 미리 금리를 낮춰주는 상황도 있다"면서 "공시를 통해 제공되는 등급별 금리는 단순한 평균치로만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각 등급별 금리가 합리적으로 제공되고 있는지 여부를 은행연합회와 함께 점검 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집계 방법이나 대출 형식의 중복 문제 등으로 수치상의 왜곡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개선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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