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이상한 中企 대출금리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저신용기업이 대출이자 더 싸..은행연합회 홈피 공시 기현상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모씨(48세)는 운영자금을 대출받기 위해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은행별 대출금리를 검색하면서 혼란에 빠졌다. 기업들의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금리를 정리한 공시였는데, 우량등급(1~3등급) 기업의 대출금리가 4등급 기업보다 높고, 부실기업(7~10등급)의 대출금리가 정상기업(6등급 이상) 보다 낮게 표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 운영자금 대출이 필요했던 김씨는 어떤 은행에 가서 대출상담을 받아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중소기업 신용등급별로 은행연합회에 공시되는 금리가 '거꾸로'인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좋은 중소기업이 오히려 높은 금리로 공시되고,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이 낮은 금리로 공시되는 왜곡현상이 나타나는 것. 기업의 신용등급별로 금리를 공시해, 대출받을 때 참고토록 한다는 당초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를 신용등급별로 제공하는 17개 은행 가운데 7~10등급 중소기업의 대출금리가 6등급 이상 기업보다 낮은 은행은 경남, 기업, 농협, 산업, 신한, 우리, 하나, SC, 씨티 등 9곳에 달한다.
우리은행의 경우 7~10등급의 평균 대출금리가 6등급(7.29%), 5등급(5.98%), 4등급(4.26%) 보다 낮은 4.04%를 기록했다. 오히려 1~3등급(4.00%)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나은행 역시 7~10등급의 대출금리가(5.98%) 6등급(9.66%), 5등급(6.74%), 4등급(6.95%) 기업보다 낮다. 대구은행과 광주은행의 경우 1~3등급의 우량기업이 4등급 기업보다 높은 금리에 대출을 받은 것으로 공시됐다.

이에 대해 각 은행들과 은행연합회 측은 중소기업의 워크아웃으로 정책금리가 적용되거나, 신용과 담보대출이 혼용되면서 생긴 기술적인 오류라고 설명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7~10등급의 경우 대상 기업 수가 적고, 워크아웃에 돌입한 곳들이 많다"면서 "그 경우 채권금융기관들이 채무재조정에 돌입하면서 금리를 낮춰줘 이 같은 수치상의 왜곡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5등급 수준의 기업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정책자금 대출이 취급되기도 해서 일반적 대출보다 저금리를 제공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 은행 관계자는 "회사 경영상황에 따라 신용대출에 담보가 설정되는 경우도 있고, 설정 예정인 담보물에 대해 미리 금리를 낮춰주는 상황도 있다"면서 "공시를 통해 제공되는 등급별 금리는 단순한 평균치로만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금리공시는 '차주의 편의를 위해서' 신용등급별로 금리를 비교해 제공한다는 당초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대출을 받고자 하는 차주 입장에선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이 같은 공시를 금리현황 파악 등의 용도로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각 등급별 금리가 합리적으로 제공되고 있는지 여부를 은행연합회와 함께 점검 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집계 방법이나 대출 형식의 중복 문제 등으로 수치상의 왜곡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개선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자동차 폭발에 앞유리 '박살'…전국 곳곳 '北 오물 풍선' 폭탄(종합) 하이브, 어도어 이사회 물갈이…민희진은 대표직 유임 (상보) 김호중 검찰 송치…음주운전·범인도피교사 혐의 추가

    #국내이슈

  • 중국 달 탐사선 창어 6호, 세계 최초 달 뒷면 착륙 트럼프 "나는 결백해…진짜 판결은 11월 대선에서" "버닝썬서 의식잃어…그날 DJ는 승리" 홍콩 인플루언서 충격고백

    #해외이슈

  • [포토]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현충일 [이미지 다이어리] '예스키즈존도 어린이에겐 울타리' [포토] 시트지로 가린 창문 속 노인의 외침 '지금의 나는 미래의 너다'

    #포토PICK

  • 베일 벗은 지프 전기차…왜고니어S 첫 공개 3년간 팔린 택시 10대 중 3대 전기차…현대차 "전용 플랫폼 효과" 현대차, 中·인도·인니 배터리 전략 다르게…UAM은 수소전지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심상찮은 '판의 경계'‥아이슬란드서 또 화산 폭발 [뉴스속 용어]한-UAE 'CEPA' 체결, FTA와 차이점은? [뉴스속 용어]'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속도내는 엔씨소프트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