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아파트 가격을 분석 한 결과 지방 아파트는 2008년 2월 이후 29% 상승했지만 수도권은 11% 하락했다. 지방은 새 아파트 공급 감소와 혁신도시, 세종시 등 배후수요를 기반으로 한 개발호재로 가격 상승을 거듭했지만 수도권 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수도권 재건축 단지의 평균 가격 변동률을 살펴 본 결과 2008년 2월과 비교해 20% 가격이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과천 -25%(1억9798만원) ▲강남 -22%(2억8687만원) ▲송파 -22%(2억108만원) ▲강동 -22%(1억3390만원) ▲서초-12%(1억3516만원) 등의 재건축 값이 하락했다.
시장 불안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재건축 아파트의 특성과 소형주택비율 확대 등으로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이 감소하면서 가격 하락폭이 더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버블세븐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의 가격 변동률을 살펴 본 결과 평균 21% 하락했다. 올 2월 현재 한 채당 6억5210만원인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가 2008년 2월에는 한 채당 8억3008만원을 형성했다. 5년 사이 평균 1억7798 만원 가격이 내린 것이다.
지역별로는 ▲분당 -27%(2억771만원) ▲용인 -25%(1억2102만원) ▲송파 -21%(1억8959만원) ▲강남 -20%(2억5833만원) ▲목동 -17%(1억5141만원) ▲평촌 -16%(6266만원) 순으로 하락했다.
과거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가격이 강세를 보이던 지역도 거래부진의 장기화, 실물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주택시장 수요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가격추락을 막지 못했다.
◆외면받는 중대형 아파트.. 중소형보다 약 4배 가격 빠져 = 규모별로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더 빠르게 실종된 중대형 시장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최근 5년 사이 수도권의 전용 85㎡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5% 하락하는 동안 전용 85㎡ 초과는 19% 하락했다.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 평균 가격 변동률은 22%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27%(2억771만원) ▲인천은 -19%(1억8959만원) ▲서울은 -18%(1억2102만원) 순으로 하락했다.
대형아파트는 수요자들이 자금을 마련하기가 어렵고 관리비 등 비용부담이 크다. 또한 환금성도 좋지 않아 불황기를 거치면서 사실상 수요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서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수도권 아파트 2채 중 1채는 가격 하락 =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315만4000여 가구 중 56%는 매매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아파트 2채 중 1채는 가격이 떨어진 셈이다. 또 현재 매매가격이 보합세를 보이거나 높아진 아파트 중에서도 물가상승률, 대출이자, 보유세 등을 감안하면 가격이 하락한 아파트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이 하락한 아파트 중에서도 20% 이상 가격이 빠진 아파트가 31%에 달해 개별 아파트에 따라 낙폭은 더 클 전망이다. 여기에 투자성이 강한 재건축 아파트, 시장을 선도했던 버블세븐과 랜드마크 아파트의 중대형 등 대표적인 단지들이 하락하면서 수요자들이 느끼는 가격 하락 체감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선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현재 주택 매수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높아진 협상력으로 매도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서 주택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매도자의 가격하락 체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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