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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넛, 더 큰 '최악의 선례'를 남기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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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넛, 더 큰 '최악의 선례'를 남기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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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금준 기자]밴드 크라잉넛이 단단히 뿔이 난 가운데 그 칼날이 후배 씨엔블루에게만 향하고 있어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크라잉넛의 소속사 드럭레코드는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에 씨엔블루와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한성호 대표를 상대로 4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씨엔블루가 케이블채널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크라잉넛이 2002년 발표한 월드컵 응원가 '필살 오프사이드' 음원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은 물론, 해당 방송 영상을 DVD로 발매하는 등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FNC엔터테인먼트는 즉각 "월드컵 시즌 당시 엠넷 측에서 이 곡을 불러주길 요청했고 MR을 준비해준다는 말과 달리 AR을 제공했다. 또 DVD에 대한 영상이 수록되고 판매가 됐던 사실은 우리도 전혀 몰랐던 부분이며 수익을 얻은 것도 없다"고 상황을 해명했다.

당시 씨엔블루는 이제 갓 데뷔한 신인 그룹이었다. 국내 가요계 시스템상 거대 방송사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신인그룹은 많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씨엔블루 또한 이러한 구조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엠넷 또한 자사의 과실로 인해 문제가 생긴 것을 인정하고 양측에 피해가 간 부분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FNC엔터테인먼트는 "생방송의 급박한 상황에서 음원을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소속 가수들이 무대에 오른 것은 변명의 여지없이 소속사 측의 불찰임을 인정한다"며 "문제의 방송 분량이 당사의 의도와 상관없이 DVD로 발매돼 판매되는 과정을 미리 파악해 대응하지 못해 오늘의 일이 불거지게 한 점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러한 씨엔블루 측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크라잉넛 측은 "(씨엔블루가) 크라잉넛의 AR사운드를 이용해 마치 자신들의 라이브인 것처럼 방송한 것과 이를 통해 크라잉넛의 실력을 기만하고 시청자와 일본에 발매된 씨엔블루 DVD 구매자들을 호도했다"며 법적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사태를 두고 가요계 안팎에서는 말들이 많지만 크라잉넛이 제기한 문제의 발단은 방송사 엠넷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비슷한 의견이다. 따라서 소송의 무게추가 엠넷을 향해야 한다는 것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그럼에도 현 시점에서 크라잉넛 측이 향하고 있는 표적지는 오직 씨엔블루 쪽이다.

심지어 크라잉넛 측은 "씨엔블루 측과 엠넷 측이 방송의 책임 소재가 씨엔블루에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누구의 책임인가는 중요치 않다"는 말로 이번 사건에 관심을 가진 이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일단 일을 벌려놓고 보자는 의미가 강하게 느껴지는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잘못한 방송과 DVD 복제 배포에 대한 손해 배상금은 충분히 받았다. 따라서 엠넷 측은 이 문제에 책임질 일이 없다"며 선을 분명히 그었다. 실제 크라잉넛 소속사는 이미 문제의 발단이 됐던 엠넷으로부터 수천만원의 합의금을 받아낸 상태. 드럭레코드의 의도에 순수성을 부여하기 힘들어지는 대목이다.

시기 또한 궁금증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씨엔블루가 무대에 올랐던 것은 지난 2010년의 일. 일각에서는 크라잉넛이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 문제를 다시 꺼내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심지어 씨엔블루를 향한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억측까지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크라잉넛의 상한 감정의 골은 여전히 씨엔블루만에게만 깊어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인디밴드의 상징과 같은 크라잉넛이 유야무야 넘어가면 최악의 선례를 남기는 격이다. 더욱 엄정하게 이 문제에 대처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크라잉넛. 씨엔블루를 향한 이들의 칼날이 더 큰 '최악의 선례'를 남기는 것은 아닐까. 여전히 크라잉넛의 분노는 식지 않았다.



이금준 기자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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