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지난해 7∼8월 전국 4년제 대학 학사과정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어로 진행하는 강의에 대한 이해도가 60% 미만인 유학생이 전체 응답자의 55%를 차지했다.
유학 형태별로는 국내 대학에서 초청한 유학생의 81%가 한국어 강의 이해도가 60% 미만이라고 응답해 이들의 한국어 능력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초청 유학생 가운데 한국어로 하는 강의를 20%도 이해 못 하는 학생은 29.7%에 달했다. 반면 한국 정부 초청 유학생은 14.9%, 자비 유학생은 6.1%에 불과했다.
한국어 강의 이해도가 60% 미만이라는 응답 비율은 아시아(52.3%)보다 북미·유럽 등 아시아 외 지역(69.8%) 출신 유학생 집단에서 높았다. 전공별로는 인문사회계(49.4%)보다 이공계(65.3%)가 높았다.
입학 전 가장 지원이 필요한 항목으로도 한국어 교육 및 학습이 27.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학사 관련 정보 제공(17%), 전공 이수에 필요한 예비 교육(1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각 대학에서 유학생 입학요건으로 요구하는 한국어 능력 수준이 낮기 때문에 이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유학생이 많다"고 분석했다. 또 등록금 수입을 늘리려고 유학생의 한국어 능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유학생 유치를 해온 대학도 일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 및 선발, 학사운영 및 관리, 이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평가 모니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라며 "또 유학생을 위한 한국어 및 학업능력 향상을 지원하는 체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학업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은 2010년 기준 약 8만4000여명이다. 국내 대학에 재적중인 총학생수 대비 외국인 유학생 비율은 2.3% 수준으로 이중 69%가 중국인 유학생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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