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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읍소·비판 오락가락..대야(對野) 전략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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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이 대야(對野) 관계 전략 부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 당선인은 대선 때만 해도 야당을 국정 동반자로 여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작 당선 후엔 한번도 야당 지도부와 만나지 않는가 하면 비난했다가 협조 요청을 하는 등 뚜렷한 전략없이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당선인은 최근 정부조직개편안 국회 처리와 관련해 협상 파트너인 야당을 정면 비판했다가 며칠 후 다시 간곡히 협조를 요청하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
박 당선인은 15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과제토론회에서 야당을 향해 정부조직개편안 처리에 협조해달라고 호소했다.
박 당선인은 "새 정부가 제대로 출범할 수 있도록 야당에서 한 번 도와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정부조직개편안이 하루빨리 통과하지 못하면 새 정부는 조각과 인선 작업도 할 수가 없게 된다"며 "더욱이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 정부가 제 때에 출범을 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안위도 보살피지 못하게 될 것"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특히 "부디 이번 정부조직개편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국민의 마음에서 돌아보시고 협조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야당에게 '읍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당선인의 이날 호소는 지난 14일 여야간 정부조직개편안 협상이 결렬돼 사실상 새 정부의 정상적인 출범이 불가능해 짐에 따라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그러나 지난 13일엔 야당을 정면 비판했었다. 박 당선인은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야당의 태도를 대놓고 힐난했다. 그는 "야당에서도 선거 때, 정보통신부를 부활해서 전담부서를 만들어 ICT를 전부 모아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에 와서 안된다고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조직개편안 처리와 관련한 야당에 대한 태도가 며칠 사이에 비판-읍소로 오락가락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선 박 당선인의 대야 관계 전략이 무엇인지 의심이 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야 관계는 협상으로 풀어가야 하는데, 며칠 전 상대방을 정면 비난해 기분을 상하게 해 놓고 갑자기 이제와서 도와달라고 읍소를 하면 제대로 풀릴 리가 있겠냐는 것이다.

특히 박 당선인은 대선 때 정치 개혁을 약속하면서 야당을 국정의 실질적인 파트너로 삼겠다고 약속했지만, 대선 이후 아직까지 한 번도 야당 지도부와 단독으로 만나지 않았다. 자당 국회의원들과는 지역별로 따로, 비례대표들까지 챙겨 만났지만 야당 측과의 접촉은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을 보낸 게 전부다.

무엇보다 정부조직개편안 국회 통과를 위해 야당의 협조가 절실하지만, 정작 야당 지도부와의 적극적인 스킨십 대신 외곽에서 비판과 호소를 하는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 당선인은 지난 7일 대선 후 처음으로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났지만,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의 3자 회동이었다. 주제도 북한 핵실험에 따른 안보 문제였다. 정부조직개편안 얘기는 아예 논의되지도 않았다. 특히 이날 회동과 관련 민주당 쪽은 안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초당적으로 협력하긴 했지만 박 당선인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며 속으로 불쾌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먼저 여야ㆍ박 당선인ㆍ이명박 대통령의 4자 회담을 제안하고 답을 기다렸는데, 박 당선인이 갑자기 3자 회동을 역제안하면서 언론에 공개해 마치 이날 회동을 박 당선인이 주도한 것처럼 국민들이 여기게 됐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대선 직전 12월18일 유세에선 "대통령과 국회, 여야 정당의 관계도 근본적으로 바꿔나가겠다"면서 "국정 현안들을 야당과도 상의하고 대화와 타협이 함께 가는 국정운영을 펼치겠다"고 약속했었다. 이를 위해 여야 지도자들이 참가하는 '국가지도자연석회의' 개최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48%의 국민들도 껴안고 가겠다고 했으면 야당의 의견도 일정 부분 수용하고 협상할 것은 해야하는데 박 당선인은 자신의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야당의 백기 투항만을 강요하고 있다"며 "대선때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여기겠다고 약속한 것이 모두 공염불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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