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가 분양가 3억9000만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은행에서 끌어다 쓴 돈은 2억3000만원. 모 시중은행으로부터 연 4.2%짜리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고, 매달 이자로 80만5000원을 납부하게 됐다. 그는 올해 취득세 감면이 연장될 것이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정부와 여당에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고민 끝에 '취득세 아끼기' 전략을 선택했다.
해당 단지 입주 예정자 대부분이 김 씨와 같은 처지로 정치권이 금융기관과 공모해 이런 일이 빚어진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9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거래량은 총 10만8482건으로 전년동기보다 50.6%, 전월보다 2.4% 늘어났다. 월별 거래량이 전년동기보다 늘어난 것은 지난해 12월이 유일하다. 취득세 감면 혜택을 보기 위해 서둘러 주택을 매입한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전문가들도 찔끔찔끔 등장하는 부동산 활성화대책이 새 정권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하우스푸어로 불리는 세대주가 150만명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고통을 분담해주기는 커녕 부담을 늘리는 행태를 반복할 경우 정책신뢰 추락으로 시장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으로 주택거래가 활성화된다면 세수 확보 측면에서 오히려 유리하다"며 "아예 취득세 감면 방안을 영구적으로 적용해서 부동산경기 활성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큰 틀에서 더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
꼭 봐야할 주요뉴스
"저 사람 냄새 때문에 괴로워요"…신종 직장내 괴...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