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재미 곁들인 '쇼퍼테인먼트'…고정시청자 늘고 매출도 급증
얼핏 봐서는 홈쇼핑인지 콩트인지 분간이 안된다. 홈쇼핑 시청자들을 자극시키려면 장비 만지고 바닥 닦던 지저분한 손으로 쌈을 싸주더라도 일단 먹고 보는 게 순서였다. 그 다음 쩝쩝 군침나는 소리를 내며 맛있게 먹는 연출이 뒤따라야하는 게 정석이었지만 최근 이런 '룰'이 깨지고 있다. 30분 방송이라면 10분 설명하고 10분 주문받던 틀에서 벗어나 '토크 쇼'처럼 변화하고 있는 것. 쇼호스트들과 게스트들의 수다가 길어지니 상대적으로 주문받는 시간은 대폭 줄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역으로 주문량은 고공행진이다.
지난 달 8일 CJ오쇼핑의 '스타일온에어' 방송에서는 쇼호스트들끼리 토크를 즐기며 상품을 곁들이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10분도 안돼 순간 주문건수가 1400콜을 훌쩍 넘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1월 CJ오쇼핑 '셀렙샵' 방송에서 소개한 '아쉬 플러스 소영' 제품의 경우, 방송 시작 3분만에 분당 1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더니 분당 최고 매출 7000만 원을 기록 해 준비된 방송 시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28분만에 1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이렇게 홈쇼핑 주문 양상이 변화한 이유는 방송포맷이 한 차원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존엔 단순히 상품을 기능과 구성 중심으로 드라이하게 설명 하는데 그쳤다면 최근에는 출연자와 일반 고객이 함께 출연해 흥미진진한 토크쇼의 모습을 표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홈쇼핑에 각 분야의 전문가까지 등장해 주력 고 객에 맞춘 맞춤형 설명과 최신 트렌드 정보를 전달해주고 있어, 제품 판매만이 아닌 정보제공의 창으로 소구되고 있는 것도 변화된 점이다.
GS샵은 매주 토요일 오전 국내 탑 디자이너 브랜드의 콜렉션을 소개하는 고정 프로그램 '더컬렉션'을 지난해 10월 론칭, 단순 제품 소개 외에 최신 패션 트렌드와 연출법까지 전달 해준다. 또다른 고정 프로그램 '쇼미더트렌드'에서는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와 패션 따라잡기 등을 엮어서 제품을 소개해줘 고정 시청자들끼리는 '쇼미'라는 프로그램 애칭까지 붙여 부르고 있다. GS샵 관계자는 "최근에는 고정 시청자를 잡기 위해 고정 프로그램을 알리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호섭 CJ오쇼핑 방송제작팀장은 "재미와 생생한 정보를 함께 전달하는 쇼퍼테인먼트 프로그램 운영이 확대되면서 홈쇼핑 방송과 상품 대한 고객의 신뢰도와 선호도가 높아지고 고 객들 쇼핑 패턴에도 의미 있는 변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