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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버리는 도서관'... 책 둘 곳 없어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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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2개 시립도서관 지난 5년 간 115만여권 제적 처분
열람실 조성 등으로 공간 부족… 재활용, 보존서고 마련 등 안간힘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서울지역 도서관들이 책 보관공간 부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활용공간이 부족한 데다 시민들의 신간도서 수요와 고서적 보존 역할 등이 맞물리면서 고심하는 모습이다.
특히 서울 22개 시립도서관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활용가치가 있는 도서를 중심으로 타 기관 이관과 학교 도서관 및 복지관 재배치 등 재활용 방안도 시행 중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어 일부는 폐기 처분해야 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최근 김형태 서울시의회 교육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5년 동안 서울 시립도서관 도서구입비로 지원된 예산은 총 141억여원. 이를 통해 구입한 도서는 총 154만8313권에 이른다. 하지만 같은 기간 증가한 절대도서 수는 43만9350여권에 불과하다. 구입한 전체 도서의 약 28% 수준으로, 5년 만에 110만여권의 도서가 종적을 감춘 셈이다.

이 같이 신간을 보충하는 것과 별개로 보유도서가 늘어나지 않는 건 매년 보관공간 부족으로 책을 재활용 또는 폐기처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구입한 책들 보다 빠져나가는 책들이 더 많다 보니 전체 보유도서 증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08년 25만권을 시작으로 2011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33만권의 도서가 추가됐지만 5년 간 늘어난 보유도서는 43여만권에 그쳤다. 2007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고시에서 개별 도서관은 연간 기준 100분의 7권에 한해 처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서관의 효율적 관리와 함께 공중에 대한 도서관 이용목적 활성화를 위해서다.

하지만 고시가 법적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이고, 공간부족에 허덕이는 도서관들로선 ‘울며 겨자먹기’로 반출을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 중에서도 설립기간이 50년 이상 된 시립도서관들은 고민이 더 깊다. 사료적 차원에서 보존해야 할 도서들이 상대적으로 많고, 신간 확보를 통해 이용도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
전체 시립도서관 중 15년이 채 안 돼 전체 장서가 물갈이 되는 도서관만 16개에 이르고 있다. 최대 자료 보존연수가 20년을 넘는 곳은 정독도서관과 남산도서관이 유일하다. 특히 동작과 구로도서관은 보존 연수가 10.9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1920년 개관한 종로도서관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시립도서관들이 도서 보존과 신간 확보의 중첩 속에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며 “물리적으로 도서관 수를 늘리든 보존서고를 늘리든 대책은 분명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제적 대상인 모든 도서들이 폐기처분 되는 건 아니다. 보존가치가 높은 자료들은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 등을 통해 보관하고, 일부는 타 기관이나 교육기관, 복지관, 군 부대 등으로 옮겨 간다.

그 중 이용가치가 현격히 낮거나 훼손 정도가 심한 도서는 각 도서관장의 결정으로 재활용센터 등에 매각된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종적을 감춘 115만여권의 도서 중 77%는 타 기관으로 이관됐고, 23% 정도가 폐기처분됐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건 정부와의 정책연대로 별도의 공동 보존서고를 조성하는 일이다. 도서관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 역사적 가치가 있는 서적을 보존하는 곳이라는 관점에서 각 도서관의 도서 공백을 최소화 하고, 보존 효율성을 높이자는 발상이다.

개별 도서관에 조성된 열람석을 줄여 서고를 늘리는 방안은 이용자들 민원이 많아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 도서관정책과 관계자는 “도서관 활용공간이 제한돼 있다고 해서 시민 이용이 많은 열람석을 줄이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향후 문광부 등과 협의해 보존서고를 추가로 조성하고, 재활용 범위와 대상을 더 넓혀 불편을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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