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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이민자 고국 송금액 연간 576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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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아프리카 라이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 27살의 알네트라 자로에(Alnetra Zaroe)는 한달에 한번 미국에서 일하고 있는 아버지가 보낸 돈을 받기 위해 환전소를 향한다. 아버지가 보내는 150달러가량의 돈은 그녀의 수업료이자 남은 가족의 한달치 생활비다.

가나 출신인 나티비티 얀 니에잉(Nativity Eyan Nyieng)은 영국 런던 킹크로스에서 가정부를 하고 있다. 그는 "생활의 여유가 있다면 100 파운드 이상 가족에게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런던에서 그녀와 같이 가정부, 간호사, 건설 일용직으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해외에서 일하는 인구가 늘면서 이들이 보내는 돈의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해외 거주민의 송금으로 경제를 지탱하는 국가마저 나타나는 실정이다.
◆송금액 규모만 아르헨티나 경제 뛰어넘어=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세계은행의 집계 결과 이민자들이 본국으로 보내는 송금액이 지난 10년새 세배 가까이 늘었다.

2012년 기준 전세계 송금액은 5300억 달러(약 576조1100억원)로 전세계 개발도상국가 원조액의 세배를 넘어섰다. 세계은행은 실제 송금액은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사회·경제적인 이유로 이민이 급증하면서 송금 액수를 키우고 있다. 전세계 이민자 수는 이미 2억1400만 명을 넘어섰다. 인구로 치면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5위 규모다. 이민자들의 송금액은 현재 아르헨티나의 경제 규모를 넘어섰다.
나라별로는 중국과 인도가 자국인들의 송금으로 이득을 가장 많이 봤다. 중국과 인도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 자국으로 보낸 금액은 60억 달러에 이른다. 필리핀(240억 달러)과 멕시코(240억 달러) 이집트(180억 달러)등의 송금액도 상당하다.

이민자들의 경제적 기여도 커 송금액이 국가 경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나라도 있다.

타지키스탄은 국내총생산(GDP)의 47%, 라이베리아는 31%를 해외 이민자들의 송금으로 차지하고 있다.

◆과도한 송금 수수료 등 풀어야할 문제도 산적 = 이렇듯 전세계 이민자들의 노동과 송금이 일반화되었지만 이민자들을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특히 송금 수수료가 평균 9%, 높은 곳은 20%에 달해 이민자들의 부담이 크다. 200달러를 보낼 때마다 18달러 정도를 은행에 내야하는 셈이다. 선진 8개국 G8은 2014년까지 송금 수수료를 5%까지 낮출 계획이다.

정작 송금 자체가 본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들어온 돈이 대부분 저축이나 투자로 쓰이기 보다는 당장의 소비를 위해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회사들의 컨설팅을 맡고 있는 카나 그룹의 원가베 창립자는 "이민자들의 노동은 가족들을 송금에만 의존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는 것보다 작은 중소기업에 투자해 돈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며 "하루하루 연명하는 것보다 지속가능한 삶을 돕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이민자들의 인권의식도 해결해야할 과제다. 가디언은 이민자의 권리에 대한 국제적인 조약이 있지만 지키는 국가는 몇 안된다며 미국, 유럽, 중동 등의 국가들이 비준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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