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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유럽 위기 재점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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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유럽 동남부 터키 남쪽 지중해상에 있는 나라 키프로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를 다시 부채질할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불거지고 있다고 영국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월 26일자)가 보도했다.
키프로스는 지난해 6월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했다. 현지 대형 은행 두 곳이 그리스 국채에 투자했다 막대한 손실로 파산할 판이었기 때문이다.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키프로스는 지금까지 땡전 한 푼 지원 받지 못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외르크 아르무센 이사는 최근 "작은 나라 키프로스의 문제가 유로존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찰스 달라라 회장도 "키프로스 문제가 나머지 유럽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키프로스 정부 추산에 따르면 금제금융 75억유로(약 10조7500억원)가 필요하다. 하지만 키프로스 은행들까지 구제하려면 이보다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것이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ㆍ국제통화기금(IMF)ㆍECB가 세계 최대 채권 투자업체 핌코에 조언을 구한 결과 103억유로나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독일이 키프로스 은행 지원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 정보 당국은 키프로스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을 가장 반길 사람이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와 마피아라고 주장한 바 있다.

키프로스 은행에 예금된 돈은 러시아의 '큰손'들 몫이 막대하다. 키프로스 은행의 예치금은 국내총생산(GDP) 규모보다 크다. 키프로스의 경우 세금이 낮은데다 정부가 러시아 자본의 투자를 권장했기 때문이다. 키프로스 중앙은행은 전체 예금의 10%를 러시아 자금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민간 은행들은 키프로스 현지 자본으로 위장한 채 예금된 러시아 자본이 상당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35%나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키프로스 정부 및 은행권에 대한 구제금융 178억유로는 유로안정화기금(ESM) 자본금이 5000억유로라는 점을 감안하면 별로 부담되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키프로스 전체 GDP에 육박하는 엄청난 규모다. 더욱이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받으면 부채는 GDP 대비 140%로 치솟게 된다.
독일이 키프로스의 자구 노력을 촉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국유 자산 매각 등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게 독일의 요구다. 하지만 키프로스 정치권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다음달 초순 차기 총선에서 제1당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회복당(DISY)은 "키프로스 국유 기업들의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 아무도 사려 들지 않는다"며 "규모가 작아 팔아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IMF는 키프로스 정부 부채에 대한 헤어컷(상각)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키프로스의 문제는 정부가 진 빚보다 은행권이 안고 있는 빚이기 때문에 이런 지원 방안은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하리라는 게 중론이다. 키프로스에 대한 구제금융이 쉽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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