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앨리스',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살아가기

[아시아경제 이금준 기자]'청담동 앨리스'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주인공들은 '꿈'에서 깨어나 다시 '꿈'을 꾸며 사랑을 시작했다.

27일 방송한 SBS 주말드라마 '청담동 앨리스' 마지막 회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모습이 그려졌다. 승조(박시후 분)과 세경(문근영 분), 그리고 윤주(소이현 분)은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갔다.

그동안 스스로 자수성가한 것으로 착각하고 살아온 승조(박시후 분)은 자신의 그림을 아버지 일남(한진희 분)이 고액에 구입했다는 것을 알아내고 말았다. 한동안 술과 잠에 빠져 지내던 그는 결국 자신의 처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승조는 '아르테미스 회장 장 띠엘 샤'로 복귀하는 한편 자신의 아버지를 인정하고 마음을 추슬렀다. 불안했던 심리 상태를 이겨내고 자신과 주위의 환경들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다가선 셈이었다.

이 과정에서 세경과 승조는 이별을 맛봤다. 세경은 이를 통해 다시 한번 새로 태어났다. 지앤의류를 떠나 다른 회사의 수습 디자이너에 지원했고, 이 과정에서 그는 승조를 이용하며 현실과 타협했다.

철저히 성공을 위해 계획적으로 살았던, 그리고 그 때문에 비굴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위기에 몰렸던 윤주는 남편과의 이혼을 선언했다. 이를 통해 특유의 도도하고 오만했던, 본연의 모습을 다시 찾았다.

작품을 관통하고 있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결말과 같이 모두의 '꿈'은 이렇게 끝났다. 하지만 앨리스 언니가 주인공이 된 '진짜 결말'처럼 주인공들은 완전한 꿈이 아닌 현실과의 경계를 넘나드는 삶을 시작했다.

승조는 지난 꿈 속의 사랑에 대한 의심을 버리고 마음이 이끌리는 데로 세경을 다시 찾았다. 세경도 '청담동'이라는 꿈에서 벗어나 승조와의 당당한 사랑을 시작했다. 윤주와 타미홍 역시 각자의 위치에서 소박한 삶을 이어갔다.

냉정한 현실의 벽은 물론 놓질 수 없는 희망, 그리고 이들 가운데 방황하는 '청담동 앨리스' 주인공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이금준 기자 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