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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의 폐해를 애써 외면하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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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자 95%는 실패.. 작심삼일에 좌절 말고 재도전 중요
"담배는 나쁜 것"보다 "금연은 좋은 것" 긍정적 생각도 도움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이제 끊을 사람은 다 끊은 것일까. 신년 계획으로 금연 중이란 사람이 주변에 별로 없다. 연초면 금연 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던 제약회사들도 올해는 조용하다. 그러나 둘러싼 환경을 돌아보면 '끝까지 버티겠다'는 골초들도 고집을 꺾을 때가 된 듯싶다. 음식점 금연은 갈수록 엄격해질 것이고 PC방 금연도 곧 시작된다. 새 정부가 금연정책에 어느 정도 노력을 기울일지 모르지만 담뱃값 인상 논의도 다시 불거질 때가 됐다. 해가 바뀌어도, 금연구역이 넓어져도, 여전히 금연에 대한 스스로의 명분을 찾지 못하는(혹은 찾지 않는) 당신을 위해 조언 몇 개를 소개한다. 담배가 얼마나 몸에 좋지 않은지 겁을 주려는 게 아니다. 긍정적인 사고가 더 좋은 결과를 낼 것이란 믿음에서 출발하겠다.
흡연의 폐해를 애써 외면하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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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가 더 오래 사는 이유(?)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작해보자.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오래산다는 연구가 최근 발표돼 관심을 끈다. 흡연자들이 들으면 귀가 번쩍 뜨일만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전남대병원 연구팀이 한국인 급성심근경색 등록자료를 바탕으로 연구해보니, 심근경색을 겪은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1년 사망위험이 48% 낮았다.

좀 단순하게 설명하면, 심근경색(심장마비)으로 입원한 환자를 모두 모은 후, 이들을 입원 당시 흡연자와 비흡연자(과거 흡연자 포함)로 나눠 1년을 관찰했다. 1년후 흡연자 중 5.4%가 어떤 이유로든 사망했는데 비흡연자는 9.9%였다. 역설적으로 흡연이 사망위험을 48% 감소시킨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연구팀도 잘 모른다. 다만 가설이 몇 개가 제시됐는데 이것이 오늘의 핵심이다. 애초 연구팀은 흡연자의 평균 나이가 더 어리고 건강한 상태에서 관찰이 시작됐기 때문이라고 봤다. 통상 심근경색 위험이 있음에도 담배를 피웠다는 건 그만큼 더 건강했기 때문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두 그룹의 나이ㆍ성별ㆍ합병증 유무 등을 동일하게 보정해도 여전히 흡연자가 적게 사망하는 결과가 도출됐다. 그래서 연구팀은 '금연의 효과'에 눈을 돌렸다.
◆금연, 이렇게 좋은 것이었다니

흡연은 고혈압 등과 함께 심근경색의 가장 큰 위험인자다. 흡연자가 심근경색을 겪게 됐다면 그 원인에 흡연이 상당 부분 기여했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골초라 해도 심근경색 같은 큰 병을 겪은 후에도 담배를 계속 피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심근경색이란 사건이 금연 결심으로 이어졌을 테고, 그가 보유하던 커다란 위험요인이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고혈압이나 당뇨 등 완벽한 제거가 불가능한 요소를 안고 사는 비흡연자에 비해, 큰 위험인자 하나를 제거한 흡연자 그룹의 사망률이 낮게 나왔을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생각이다. 금연은 그런 것이다.

◆담배는 나쁘다? 금연이 좋다!

담배가 폐암의 원인이라거나 담뱃갑에 섬뜩한 그림을 그려 넣는 등 금연 유도 방식은 대부분 흡연의 해악을 알리는 쪽으로 집중돼 있다. 이 역시 좋은 금연동기가 되지만 별다른 자극을 받지 못했거나 애써 외면하려 드는 사람이라면 접근 방식을 좀 바꿀 필요가 있다.

금연은 건강 상 분명한 이익을 준다. 금연하고 20분이 지나면 혈압과 맥박이 떨어진다. 24시간 후엔 일산화탄소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심근경색을 포함한 각종 혈관질환 위험이 감소한다. 5년이 지나면 치명적 뇌출혈인 '지주막하 출혈' 위험이 비흡연자 수준으로 떨어진다. 10년 후엔 사망위험이 40% 감소하고 20년까지 성공한다면 전체적인 사망위험이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는 사람과 비슷해진다.

그러는 사이 살이 찔까봐 걱정된다는 사람도 있다. 금연 후 체중이 느는 데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실제 더 먹기' 때문이다. 금연을 하면 미각과 후각이 매우 예민해져 식욕이 증가할 수 있다. 입이 허전해 더 먹게 되는 이유도 있다. 두 번째는 니코틴 효과다. 니코틴은 신체 대사율을 증가시키는데 금연 후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지방 분해 속도가 느려지면 살이 찔 수 있다. 금연자는 평균 체중이 4.5kg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이 문제는 사실 뾰족한 답이 없다. 오직 운동만이 살 길이다. 금연과 운동을 병행하면 금연 성공률을 2배가량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하니 운동에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자. 증가된 식욕은 오이 같은 채소를 씹어 먹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물을 많이 섭취하면 대사를 촉진하므로 살이 덜 찔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하자.

◆가족이 최고의 지원군이다

금연은 실패와 성공의 반복이란 사실을 인정하는 자세도 도움이 된다. 금연 시도자의 95%가 실패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당신의 실패는 당연한 것이며, 중요한 것은 좌절이 아닌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다. 지켜보는 가족이나 친지도 이 점을 생각해 금연 실패자를 너무 몰아세우지 않도록 한다.

실패를 반복하면 얻는 게 있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실패의 순간을 맞게 됐는가 하는 경험이다. 술자리였는지 스트레스였는지 특정 음식이었는지 상기해보자. 유혹이 강해지는 환경 혹은 심리적 상태를 떠올려 그 상황을 회피하는 방법으로 실패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역시 가족들의 도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립암센터와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이 공동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가정 내 흡연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금연의지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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