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처럼 자금에 여유가 있는 유로존 국가들의 중앙은행은 ECB의 타깃2 시스템을 통해 그리스처럼 경제가 악화된 국가들에 자금을 빌려줄 수 있다. 타깃2 시스템은 결국 유로존 내 부국과 빈국 간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유로존 위기를 확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그리스 같은 국가들에는 생명줄 같은 역할을 했다.
이탈리아ㆍ스페인ㆍ포르투갈ㆍ그리스ㆍ아일랜드 등 소위 PIIGS 국가들도 전체적으로는 2008년 상반기까지는 타깃2 시스템을 통해 자금을 돌려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2008년 하반기부터 자금을 갚아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고 갚아야 할 자금 규모는 2011년 말 5732억유로, 지난해 8월에는 9890억유로로까지 확대됐다.
부채위기가 확산되면서 ECB의 타깃2 시스템에서 나타난 유로존 중앙은행들의 자본 현황에서 불균형이 급격히 커진 것이다.
분데스방크는 타깃2 시스템에서 상환받아야 할 자금 규모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6560억유로로 줄었다고 밝혔다. 4개월 간 약 1000억유로가 감소한 것이다. PIIGS 국가들의 전체 부채 규모는 10월 말 기준 9020억유로로 집계돼 2개월 만에 약 900억유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슈피겔은 여전히 타깃2 시스템에서 회원국 간 불균형이 크지만 그 정도가 줄고 있어 일단 금융시장이 안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의 한 투자은행가는 "신뢰가 회복되고 있다"며 "스페인 은행들이 다시 투자자 자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이포(Ifo) 경제연구소의 한스-베버 진 소장도 "ECB의 OMT 정책 발표 덕분에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국채 금리가 낮아진 남유럽 국가들에 신규 유동성이 유입되고 있다"며 "타깃2 시스템의 불균형도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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