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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시인, 청춘을 만나다…‘지식의 인격화’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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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고3학생들 대상 ‘서울 희망특강’서 강연자로 나서

▲ 김용택 시인(자료사진)

▲ 김용택 시인(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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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섬진강에서’, ‘그리운 꽃편지’ 등의 시로 알려진 김용택 시인이 진학을 앞둔 고3학생들을 만나 ‘지식의 인격화’를 강조했다.

9일 오전 서울시 신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고3학생들과 지성과의 만남, 서울 희망특강’ 자리를 통해서다.
서울 희망특강은 새로운 도전을 앞둔 고3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기 위한 차원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안한 프로그램이다.

‘자연이 말해주는 것을 받아 쓰다’라는 주제로 청춘과 만난 김 시인은 “관심과 공감, 감동을 선사하는 새로운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인격화 해 가는 게 인생”이라며 “지금의 학교와 교육은 학생들이 지식을 수용하는 통로를 막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날 강연은 지난달 26일 ‘고교생에게 힘이 되어주는 한 마디’라는 주제로 첫 선을 보인 정호승 시인 특강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영하 10도 안팎의 추위에도 강연장은 몰려 든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시작 전부터 붐볐다. 이날 강연을 듣기 위해 서울시에 참가신청을 한 인원만 500여명. 강연장에는 약 400명의 인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회색 카디건에 머플러 차림으로 마이크를 잡은 김 시인은 “고교생들을 위한 강연으로 알고 왔는데 어머님, 아버님들이 많아 좀 ‘거시기’합니다”라는 말로 입을 뗐다.

그러면서 “제가 전북 임실에 사는데 임실에서 유명한 게 뭐죠?”라고 말을 이었다. 객석에서 ‘치즈’라는 답변이 나오자 “임실에선 김용택이 유명하지 않나요?”라고 답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김 시인이 강조한 키워드는 ‘지식’과 ‘인격’이었다. 특히 지식에 있어서는 자연과 삶 속에서 깨닫는 지식의 소중함을 역설했다. 그는 봄에 꾀꼬리가 울면 참깨가 나고, 보리타작을 할 때 토란이 나온다는 말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들은 허황되고 근거가 없는 얘기가 아니라 과학적이면서 정확한 말”이라며 “바로 이것이 일상 속에서 받아들이는 지식”이라고 말했다. 김 시인은 “삶 속의 지식들을 글로 풀어놓으면 한 편의 시가 되고 소설이 되는 것”이라며 “정답을 정해두고 그 정답만을 요구하는 사회에선 새로운 세상에서 적응하고 극복하는 힘을 키우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선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사례를 들어 ‘융합’의 가치를 설명했다. 잡스의 주장대로 21세기 주역이 되기 위해선 인문학과 공학, 기술과 예술, 상상과 현실 사이의 융합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인간이 쌓아 온 수많은 지식과 지혜를 동원해도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제는 어느 한 가지 요소만 가지고 문제에 접근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밝혔다.

강연 말미의 초점은 ‘지식의 인격화’에 맞춰졌다. 이를 위한 조건으로 지식을 받아들이고 이해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 걸 제안했다. “우리는 관계를 형성하며 살고 이 관계를 관리하는 과정이 바로 인생”이라고 전제한 그는 “자신이 가진 지식이 인격화 될 때 비로소 관계 속에서 생기는 갈등을 풀고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오류중학교 ‘오시어스 밴드’와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 ‘시나브로’의 축하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강연은 약 1시간30분 동안 지속됐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김용택 시인은 1948년 전북 임실 출생으로, 1982년 시집 ‘꺼지지 않는 횃불로’를 통해 등단했다. 1986년과 1988년에는 김수영 문학상과 김소월 시문학상을, 지난해에는 윤동주 문학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2008년까지 36년 간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임실군 덕치면 덕치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한편 서울 희망특강은 오는 30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명사들의 강연으로 고3학생들에 선보인다. 16일과 23일에는 각각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와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의 강연이 이어지고, 마지막 강연이 열리는 30일에는 박원순 시장이 강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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