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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朴당선인 신뢰의 탑, 무너뜨리는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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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한 여름 수박을 사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수박을 '똑똑' 두드려 본다. 수박의 겉만 봐서는 얼마나 달콤할지 맛을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노크로 확인하려는 마음이다. 노크의 결과 만족할 만큼의 경쾌한 소리가 난다면 맛에 대한 믿음을 갖고 수박을 산다. 결과를 확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 '소리'가 맛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의 기준이 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바라보는 국민들도 지금 박 당선인과 인수위를 향해 노크를 하고 있다. 얼마나 잘 할지, 믿을 수 있는 대통령인지 궁금한 탓에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변인의 입에서 나는 '소리'로 최소한의 믿음을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박 당선인이 내는 소리에는 뭔가 불쾌한 잡음이 섞여 나오고 있다. 박 당선인의 말과 입(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이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말이다.

윤 대변인은 국민의 궁금증을 대변하는 기자들과의 약속을 번번이 어겼다. 박 당선인의 첫 회의 내용을 발표하던 7일 오후에도 윤 대변인은 '신뢰'를 깨고 시작했다.

당초 윤 대변인이 약속한 시간은 오후 1시30분이었다. 그러나 약속시간이 지나도 서울 삼청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는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10여분 지난후에 인수위 행정실의 한 관계자가 발표내용 조율 때문에 늦어졌다는 해명을 하면서 약속 시간을 오후 2시로 변경했다. 그러나 이는 또 다시 오후 2시30분으로 미뤄졌고, 윤 대변인은 두 차례나 바뀐 약속 시간에도 5분 늦게 나타났다. 국민의 노크 소리에 경쾌한 응답 대신 둔탁한 소음을 전달한 셈이다.
이 자리에서 윤 대변인이 전달한 메시지는 박 당선인이 인수위원 전체회의를 주재하면서 신뢰를 강조했다는 내용이었다. 박 당선인은 정책 공약을 구체적으로 신천해서 신뢰를 쌓겠다고 말했고, 정부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해서 국민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나 박 당선인의 말은 '윤창중'이라는 잘못된 소리통을 통해서 전달되면서 '신뢰'를 잃고 말았다.

수박에서 맑고 경쾌한 소리가 나는지 둔탁하고 거친 소리가 나는지 사람들은 굳이 묻고, 배우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소리가 어떤 맛을 의미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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