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함·보안 강조…잡음 덜하지만 '불통' 우려도
박 당선인은 7일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인수위 회의를 처음 주재하면서 "과거의 사례를 보면 인수위에서 나온 설익은 정책들이 결국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에는) 설익은 정책들이 무질서하게 나와서 국민들에게 혼선을 주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박 당선인의 발언은 17대 인수위에서 현안 처리를 서두르다 혼선이 빚어졌던 일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17대 인수위는 5년 전 이맘때 새 정부 조직개편과 조각을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 짓고 대통령 취임 전에 휴대전화요금을 20%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 기간에서부터 짧은 몇 달 사이에 우리가 국민들에게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서두르는 기색을 보이던 중이었다.
이후 조직개편과 관련해 인수위 관계자의 입을 빌린 추측이 무성하고, 휴대전화비 인하에 대해 업계가 불만을 표출하면서 인수위의 성급함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박 당선인은 앞서 인수위 인선 과정에서도 내용이 새나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했다. 17대 때는 일부 인선 내용이 미리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인수위는 17대 인수위에 비하면 확실히 잡음이 덜하고 차분한 모습"이라며 "그렇지만 지나치게 신중을 기하면 조직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불통'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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