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대표 등 시장 위축·정부 규제에 1년 평가익 확 줄어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게임 업계 대표들의 주식 평가 이익이 급락하고 있다. 최근 3개월 새 평가 이익이 1000억원 이상 감소한 대표도 있다. 온라인게임 시장 위축과 정부규제 등 업황 악화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게임 업계의 시름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넥슨의 주가 하락에는 엔씨소프트의 영향도 크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난 4월 최고가 32만8000원 찍은 후 하락을 거듭하면서 김택진 대표의 주식 자산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보유 주식 일부를 넥슨에 매각하면서 김 대표의 평가 이익은 3403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엔씨소프트의 경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집값이 저점일 때 거래가 이뤄지지 않듯이 올해 투자 보단 현재 서비스 중인 블레이드앤소울과 리니지 운영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상규 대표가 대통령직 인수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네오위즈게임즈 주가가 최근 급등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주력 게임 판권 연장 실패와 일렉트로닉아츠(EA)와의 결별 소식에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나성균 네오위즈(네오위즈게임즈 지주사) 대표의 주식 자산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1조 자산가에 이름을 올린 나 대표는 1년 새 주식가치가 9003억원에서 2944억원으로 줄었다. 신작 부진과 실적 악화에 따른 성장 동력 부재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네오위즈게임즈는 계속되는 사업 위축과 주가 하락에 따른 자구책 마련의 일환으로 최근 구조조정을 단행, 전체 인력의 25~30%를 정리했다"라고 말했다.
거듭되는 정부 규제가 모바일게임의 발목을 잡으면서 게임주 하락세가 컸다. 모바일게임에 대하 규제 우려로 대선 직후 게임빌과 컴투스는 11월 고점보다 30% 가까이 떨어졌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의 평가이익도 최근 한 달 사이 432억원이 감소했다. 박지영 컴투스 대표의 주식 평가액도 12억원 줄었다. 최대 주주이자 박지영 대표의 배우자인 이영일 부사장의 주식 평가액도 같은 기간 42억3000만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업황 악화 속에서 게임주들의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서 최근 업계 오너들의 주식 자산이 크게 줄었다"며 "업계 1위 넥슨을 비롯해 국내 게임사들이 성장 모멘템이 주춤하면서 기업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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