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동 '내 영혼의 마지막 연인' 중에서
■ 으앙하고 태어나서 꼴깍 하고 가는, 그 '얄짤없는' 유한(有限) 속에 간댕거리는 존재라서 그런가, 인간은 늘 '처음'에 설레고 '마지막'에 목이 멘다. 첫사랑, 첫눈, 첫마을, 첫정, 첫미팅들이 그러하고 마지막 사랑, 마지막 눈, 끝마을, 끝정, 쫑파티 또한 그러하다. 시작하던 때는 까닭없이 싱숭생숭해지고 애틋해지더니 끝날 때는 비장하고 쓸쓸하면서도 노을처럼 곱게 빛나는 정취가 있다. 모든 끝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사랑과 목숨의 끝이 하나의 소실점으로 묶일 때, 인생은 이미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다. 내 영혼이 열차같이 생겼다면, 그 마지막 칸에 타고 있는 슬픈 사랑 또한 있으리라. 그를 향해 나는 어떤 안녕을 해야할까. 시인은 거기다가 서럽도록 빗물까지 뿌린다. '끝사랑'이 아름다운 건,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돌아보며 아슴아슴 돋아오는 기억과 영원히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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