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사회(오명 이사장)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제219회 KAIST 임시이사회'를 열고 내년 2월23일자로 서남표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이사회는 서 총장에 대한 즉각적인 계약 해지 안건은 처리하지 않았다.
오 이사장은 "이번에는 자필로 직접 사임서를 받았다"며 서 총장이 다시 제출한 사임서를 공개했다. A4용지 한 장인 이 사임서에는 "본인 서남표는 2013년 2월23일자로 카이스트 총작직을 사임한다"는 내용과 함께 서 총장의 서명이 기재돼 있었다.
이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시간을 가진 표삼수 이사는 "이사회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한 결과 학교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방안으로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표 이사는 "총장 거취문제가 결정되는 과정에 학교의 중심역할을 해야 할 이사회가 밀려나온 것처럼 보였다며 앞으로 이런 부분이 해소되도록 일련의 거버넌스를 확립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는 총장선임위원 5명 중 이사회가 결정해야 할 2명을 선임했다. 표 이사는 "선임위원회 구성은 이달 안에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실 앞에서 '사표 즉각 수리' 등이 적인 피켓 시위를 벌이던 카이스트의 한 교수는 "10월20일 사퇴를 기다렸는데 4개월 더 방치하는 게 학교를 위한 것이냐"며 항의했다. 이에 표 이사는 "좀더 대승적 차원에서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카이스트 이사회는 서 총장 '계약해지'를 위해 지난 7월에도 회의를 열었지만, 당시 오명 이사장과 서 총장의 '비밀협상'이 성사되면서 처리되지 않았다.
3개월이 지난 17일, 서 총장은 기자 회견을 열고 '오 이사장이 '합의안'을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며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다음날 카이스트 이사회가 '계약해지' 안건을 상정하겠다면서 해임작업을 서두르자 서 총장은 7개 조항의 '비밀합의서'와 그 간의 경위가 담긴 내용증명을 언론에 공개했다.
오 이사장이 서 총장에게 약속했다는 합의안에는 △'서남표식 개혁' 계승·발전 △특허도용·명예훼손 해결에 협력 △교수사회 무사안일 개혁 △후임 총장 공동인선 △3개월 후 서 총장 사임 △서 총장의 명예로운 퇴진 △합의문 비공개 원칙으로 서 총장의 자율적 결정 존중 등이 포함돼 있었다.
박나영 기자 boh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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