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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의 비상…전통과 시장 동시에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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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전통을 아는 사람은 문화산업을 모른다. 문화산업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전통을 모른다."

▲국립수목원이 펴낸 '한국의 전통정원' 화보집 표지

▲국립수목원이 펴낸 '한국의 전통정원' 화보집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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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통문화의 세계화를 일컫는 '한류 3.0'과 '한스타일'의 개념을 두고 답답한 심정을 지칭하는 말이다. 한류 붐이 일면서 지금 우리나라는 전 세계 각국의 관심을 받고 있다.
'욘사마'로 시작된 일본의 한류열풍. 이어 동남아시아로 번진 한류 트렌드. 최근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 팝 음악계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한류는 이제 지역 개념이 아닌 세계 개념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서 과연 멈출 것인가. 몇몇 인기 연예인과 대중음악 중심으로 이뤄진 한류 트렌드가 짧은 시대의 유행에 머물고 마는 것은 아닌지. 여러 가지 고민이 문화계를 중심으로 깊게 자리잡고 있다.

◆전통과 시장의 조화 필요=한류3.0과 한스타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존 전통 개념의 승화 발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세계화하는 데는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고려대 서연호 명예교수(한국문화관광연구원 이사장)는 얼마 전 개최된 '전통문화의 한류 동반진출' 포럼에서 "유행하는 것만 따라가는 것은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문화재의 경우에도 원형을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유산이라는 보다 확대된 개념의 현대적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통은 장롱 안에, 혹은 특별한 공간 안에 고이 모셔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 쉽게 적용하고 상품화할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진단이었다. 체험하고 느끼는 창조적 전통으로 탈바꿈시키는 생각이 중요하다는 표현이었다.

이원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동상이몽에 빠진 정부 부처의 자세에 대해 지적했다. 이 위원은 "한스타일 사업은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추진된 중요한 사업인데 관련 부처 간 장벽 등으로 원활히 추진되지 못하면서 종합적 추진이 아닌 파편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화를 통한 사업성에 주목한 사람들은 전통을 잘 모르고, 전통만을 고집하고 닫혀 있는 사람들은 지금 전 세계가 움직이는 문화 산업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목소리들이었다. 전통과 시장을 동시에 알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관성 없는 정책 문제=또 최근 관심 받고 있는 몇 가지 사례만을 두고 마치 전 세계 문화 중심에 우리나라가 서 있다는 자만심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속적이지 못한 정책 또한 한스타일이 세계로 뻗어가는 걸림돌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건국대 김동윤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프랑스는 강력한 문화정책을 만들어 세계문화강국이 됐다"고 말한 뒤 "우리나라는 5년 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유사한 정책이 생겼다가 사라지는가 하면 중복되는 정책도 부지기수"라고 질타했다.

그 하나의 예로 한스타일 사업 중 건축 분야를 들었다. 한스타일 사업에는 한옥에만 집중돼 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전통 가옥에는 한옥만 있는 것이 아니며 한옥의 외연을 확장시켜 초가집, 서원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 문화가 재창조 될 수 있도록 전문가 집단의 활동을 확장시키고 전 세계 문화 트랜드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를 읽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를 통해 복합적 문화 매개체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통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공감대 형성도 중요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원일 전통예술원 교수는 "한국인 스스로 전통문화에 대해 깨우쳐야 할 필요성이 있는 시기"라며 "지금의 교육제도로는 한국문화를 한국인 스스로도 체득해 이해하기엔 어려움이 많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젊은 세대에게 스스로 전통문화를 느끼게 하고 체험하게 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인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국가가 직접 나서 한국문화의 핵심인 언어와 전반적 전통문화의 교육을 위해 애써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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