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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은 불붙고, 매매는 연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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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부동산'.. 중개업소 집중취재 해보니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 조태진 기자, 배경환 기자, 박미주 기자, 이민찬 기자]"매수 문의전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아직 거래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지만 분위기는 많이 변하고 있다."(일산동구 마두동 D공인)

꿈쩍 않던 부동산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아시아경제신문'이 지난 주말 서울과 신도시 등 현장을 찾아본 결과, 매매시장은 아직 뚜렷한 매수 움직임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곳곳에서 문의가 늘어나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었다. 대형 아파트 미분양이 많아 주택경기 침체가 오래 지속되고 있는 일산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 얘기에서 분위기가 묻어난다.
전세시장은 곳곳에서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내 서민들의 주거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모든 지역의 주택들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국지적 움직임이며 중소형이나 오피스텔 등에 한정돼 있다. 일산에서도 재계약 시점을 맞은 식사지구, 서울 강북 중계동, 남양주 별내 등 신도시 지역이 대표적이다. 일산에서는 최고 1억원까지 전세금이 치솟았으며 별내에서도 5000만원까지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분양시장은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견본주택마다 방문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청약경쟁률은 10대1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전셋값 상승폭이 커지며 내집마련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데다 건설사들이 '착한 분양가'를 내세워 분양판촉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10일 경제활력 대책회의에 따라 주택시장은 더욱 활기를 띨 가능성이 높다. 주요 지역의 현장모습을 살펴봤다.

◆서울 강남 "문의전화 많이 와.. 바닥인것 같다"= "전체적으로 매수 문의가 늘었다. 추가 가격 하락은 없을 것 같다."(강남구 개포동 D공인중개소 관계자)

끝없이 추락하는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이 바닥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 거래량이 확연히 줄었고 여전히 매매가는 하락세다. 그럼에도 일부 강남권 중개업소에서는 문의 증가와 급매 거래를 이유로 분위기가 나아졌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강남권 중개업소들은 "힘들다. 거래가 너무 없다"고 토로했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 1~8월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 소재 공인중개소당 평균 매매계약 체결 건수는 1.14건에 불과했다. 아파트값도 하락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첫 주 서울은 0.07% 아파트값이 하락했고 재건축 시장은 강남(-0.43%), 송파(-0.26%), 강동(-0.01%), 서초(-0.02%) 순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9월 들어 중개업소의 반응에서 조금의 변화가 보인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인근 J공인 관계자는 "상황이 나아졌다. 심리가 좋아졌다"며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103㎡ 급매가 8억7000만원에 거래되고 문의가 늘어 바닥이 보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실거래가는 올해 4월 9억7000만원, 7월에는 8억9000만~9억원이다. 가격이 더 하락한 셈이다.

얼마 전 시공사 대상 현장설명회를 진행한 서초구 서초우성3차 인근 W공인 관계자는 "서초우성3차는 아직 가격이 높다고 봐 매수세가 거의 없지만 서초우성5차나 다른 아파트는 9월이 되면서 한두 건 거래가 생기고 있다. 7~8월보다는 괜찮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 강북 "재계약 부쩍 늘었다.. 작년과 달라"= "이사철이다. 당연히 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예전만 못하다. '전세난'이라고 표현할 정도는 아니다."(중계동 일대 K공인)

"재계약 사례가 부쩍 늘었다. 학교배정을 받기 위해 전입신고가 이뤄지는 8~9월 반짝 거래가 이뤄진 뒤 잠시 소강상태다. 업소별로 확보한 중소형 물량도 눈에 띈다."(중계동 일대 L공인)

강북 최대 학군지역으로 '노원구 대치동'으로도 불리는 중계동 일대 주택시장에 지난해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방학과 이사철이 겹치는 8~9월 매년 발생했던 전세난을 올해는 찾아보기 힘들다. 매매가가 떨어진 상황에서 매매수요가 사라진데다 전세 재계약까지 늘고 있어 대체적으로 한산하다는게 일대 중개업소의 공통된 분석이다. 최근들어 신혼부부 외에 노부부들의 소형 아파트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게 인근 K공인 대표의 설명이다.

전셋값은 다소 상승했다. 비수기인 여름철 중대형을 중심으로 1000만~2000만원 정도 하락했던 가격대가 9월들어 회복하는 모습이다. 중소형대는 상승폭이 덜하다. 인근 주공 중계6단지 60㎡(공급)의 경우 지난 7월 1억1000만원에서 9월 현재 1억1500만원으로 500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게다가 물건이 부족한 상황도 아니다. 방 2개의 중소형대가 집중된 주공6ㆍ10단지에도 잔여물량이 포착됐다.

인근 L공인 관계자는 "강남권의 경우 전세물량이 사라졌다고 하는데 올해 이 지역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며 "지금 오르고 있는 전셋값도 회복 수준으로 매년 반복됐던 전세난이 올해는 조용히 지나간 편"이라고 전했다. 재계약의 경우 10건 중 7~8건은 보증금이 오른채 거래됐다. 하지만 이 역시 중소형대 위주의 거래로 상승폭이 크지는 않다.

◆1기 신도시 분당 "오피스텔 수익률 개선됐다지만, 아직은.." = "지난해 신분당선 개통 이후 전세는 꾸준히 찾는 편이다. 판교 테크노밸리 입주도 본격화하면서 판교에서 가까운 역세권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수요가 있다."

지난해 10월 신분당선 개통으로 강남까지 20분으로 통근 시간이 단축되면서 환승역인 분당 정자동 인근 오피스텔은 소형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동양파라곤 오피스텔 내 P중개업소 사장은 "(신분당선 개통전) 1억7000만원이면 구할 수 있었던 21평 전셋값이 지금은 1억9000만~2억원 정도"라며 "정자동의 경우 서울과의 접근성을 따지는 출퇴근족들이 소형을 중심으로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반면 매매가는 하락세다. 이 오피스텔 21평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2억9000만~3억원 하던 게 지금은 저층의 경우 2억5000만원이면 매물을 구할 수 있다.

P중개업소 사장은 "전셋값은 오르고 매매가는 반대로 떨어져 오피스텔 수익률은 1년전보다 개선됐다"며 "그래도 시장 분위기 때문에 매매는 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1기 신도시 일산 "전셋값 1억 넘게 올라.. 매매는 없다"= "전세 재계약 시기와 가을 이사철이 맞물려 전체적으로 5000만~1억원까지 크게 올랐다. 최근 84㎡ 전세가 2억3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일산 식사지구 중개업소 관계자)

9일 오후 찾은 일산신도시 부동산시장은 심상찮았다. 수요자들의 문의전화가 큰 폭으로 늘면서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치기만을 기다려온 실수요자들이 움직이는 모양새였다.

지난 2010년 8~9월 본격 입주를 시작했던 일산동구 식사지구의 경우 전세 재계약 시기가 돌아오면서 전세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식사지구 D공인 대표는 "최초 입주 당시 부동산 경기 하락과 미분양이 많았던 터라 전용 84㎡ 전세 가격이 1억3000만~1억50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했다"면서 "최근 전세금 상승폭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계약도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전세 보증금 상승폭이 부담스러운 일부 세입자들은 김포 한강신도시 등으로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매는 거의 없어 시세조차 형성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에비해 일산동구 아파트는 최근 매수 문의 전화가 큰 폭으로 늘고 있지만 전세가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하철 3호선 마두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 좋은 입지를 자랑하는 마두동 강촌마을 라이프아파트 전세는 전용 84㎡가 2억~2억3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어 올 초와 비슷한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별내 신도시 "전세물량 없어.. 집 구하기 어렵다"= 지난 8일 오후 별내신도시 I아파트단지 부동산중개사무소는 언뜻 보기에 한산하기 그지 없었다. 한 시간 정도 머물렀던 사무실에 집을 알아보기 찾는 이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포스코 더샵, 현대 아이파크, 대원칸타빌, 쌍용예가 등 내로라하는 브랜드 아파트들이 새 주인 맞이에 한창이었지만, 슈퍼마켓 이외에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는 등 거주 여건이 구미를 당길 수준이 못되는 탓이었다.

하지만 실제 집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라는 게 업소 측의 설명이다.

현대아이파크 단지 인근 중개소 대표는 "지난 1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현대아이파크의 경우 39~51평 753세대의 80% 정도가 이사를 마친 상태"라며 "평당 1100만원 정도의 분양가격에 매물로 나온 것이 몇 개 있을 뿐 전세물량은 수개월 채 나오자마자 바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봄이면 별내신도시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다. 현재 준공중인 경춘선 별내역 인근으로 이마트가 내년 초 완공될 예정이고, 아이파크 단지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상계동 일원에서 이전하는 학원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상계동 일대 학원 브랜치가 대거 이전 및 증설을 계획하면서 남양주 일대와 더불어 서울 중계ㆍ상계ㆍ하계동 등 노원구 일대의 교육 수요층을 흡수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창익 기자 window@
조태진 기자 tjjo@
배경환 기자 khbae@
박미주 기자 beyond@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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