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미국시장, 일본차, 점유율, 품질, 제품공급.' 미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7일 수출전략회의에서 5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이 자리에는 부회장단 및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모두 참석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최근 몇년 간 추진하고 있는 '제 값 받기' 전략을 흔들림 없이 지속하는 한편, "더 꼼꼼하게 챙기라"는 말로 안정적인 차량공급과 품질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앞서 정 회장은 미국 출장 직전에도 품질 강화에 대해 수차례 당부한 바 있다.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유럽에 이어 미국시장과 관련한 수출확대, 원활한 제품공급 등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며 "미국 출장 전에 품질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만큼 이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시장에서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 우려와 함께 도요타, 혼다 등 일본차 업체들의 대대적인 물량공세가 현대ㆍ기아차를 위협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 7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75만5000여대를 판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 대수가 12.3% 늘었지만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9.1%보다 약간 줄어든 9% 선에 그쳤다.
이에 반해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일본차들의 회복세는 가파르다. 지난해 마이너스 7%대 성장률로 추락했던 도요타는 올해 7월까지 28.3%, 혼다와 닛산은 각각 18.9%, 14.7%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정 회장의 이번 출장은 하반기 현대ㆍ기아차 수출전략의 중심축이 미국으로 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이번 미국 방문에서도 일본차 업체 등의 물량 공세나 할인 공세에 끌려가지 않고 '제 값 받기'를 통한 브랜드 가치 높이기에 주력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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