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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머리'를 빌려주세요…금융권, 아이디어 공모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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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마음 가장 잘 아는건 소비자…기업銀, 외국인도 참여시켜
은행들 신상품 발굴에 프로슈머 적극 활용, 마케팅 수단 급부상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아이디어 공모전이 금융권의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도 소비자들을 모니터 요원 등 상품의 평가자로 삼는 경우는 많았지만 최근에는 상품 개발에 직접 참여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금융권에서도 이른 바 '신(新)프로슈머(prosumer:생산적 소비자)' 시대가 열린 셈이다.
대표적인 곳은 IBK 기업은행 이다. 기업은행은 내달 1일부터 9월 30일까지 '2012 신상품ㆍ신서비스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한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기업은행에서 적용이 가능한 은행ㆍ카드ㆍ보험 등 금융상품은 물론, 고객 서비스에 관한 아이디어를 접수 받는다.

지난해에는 대학생과 국내외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나 올해에는 고등학생, 일반인까지 참여 대상을 넓혔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참여가 가능하다. 또 개인은 물론 팀(5명 이내) 단위로도 응모할 수 있다.

대상(1명 또는 1개팀)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또 장려상 이상을 수상한 학생에게는 기업은행에 입사 지원할 시 서류전형 면제의 특전이 부여된다. 지난해에 비해 상금 규모를 2배로 늘렸으며 서류전형 면제의 혜택도 우수상 이상에서 장려상 이상으로 폭을 넓혔다.
특히 기업은행은 지난해 열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아이디어를 반영한 예금 상품을 오는 9월 선보일 예정이다. 이 상품은 사회초년생인 2030세대를 대상으로 결혼 준비와 내 집 장만 등을 위한 종자돈을 마련하기 위한 상품이다.

이처럼 기업은행이 아이디어 공모전에 집중하는 이유는 뭘까.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고객의 니즈는 고객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조 행장은 "고객이 직접 찾아와서 사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며 "비슷비슷한 베끼기 상품으로는 절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고 말한다.

조 행장은 지난 2010년 12월 취임 이후 은행장 직속으로 미래기획실을 두고 신상품 개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중소기업 대출 등 기존의 강점을 살리면서 개인고객을 확충해 '강한 은행'을 만든다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의 한쪽 축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열리는 공모전도 그 연장선인데 첫 회에 예상 밖의 대어를 많이 건졌다는 게 은행 측의 전언이다.

기업은행은 또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 아이디어 공모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사내 공모에는 2000건이 넘는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15건은 실제 상품으로 만들어져 현재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출시해 히트상품 반열에 오른 'IBK 상조예ㆍ적금'과 같은 해 8월 선보인 'IBK 앱통장'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실제 'IBK 상조예ㆍ적금'은 현재까지 5600좌에 289억원, 'IBK 앱통장'은 5만4000좌에 142억원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조 행장은 상품화돼서 대박을 친 아이디어에 대해선 '파격적인 보상'을 생각하고 있다. 입버릇처럼 "인생이 바뀔 정도의 포상이 있어야 포상의 효과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실제 그는 "아이폰처럼 대박 상품이라면 10억원 포상금을 못 줄 이유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이 같은 기업은행의 노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 한 곳에서 한 해 내놓는 상품은 대략 20개 안팎이지만 대부분 기존 상품을 업그레이드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카드, 예ㆍ적금, 대출 등을 접목한 융복합 상품도 많지만 이 가운데 '아주 새롭다'는 평가를 받는 상품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히트상품 개발을 위해선 세대의 트렌드를 읽고 반 발짝씩 앞서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각 고객군별 니즈에 딱 들어맞는 상품을 만든다는 것은 꾸준한 소통과 분석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프로슈머 : 공급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를 합친 용어로 소비자가 상품 개발, 유통 과정 등에 참여하는 행위, 또는 그런 소비자를 지칭한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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