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섬을 전문적으로 거래중개하는 캐나다 ‘프라이빗아일랜드온라인’의 크리스 크롤로우 디렉터는 “유로존 부채위기 전에는 보통 6~10개 정도의 매물이 접수됐지만 요즘은 20개가 넘는다”고 전했다. 이 업체의 웹사이트에는 아기오스아타나시오스 지역의 150만유로(약 26억원)짜리 작은 섬부터 파트로클로스 지역의 1억5000만 유로(약 2600억원)짜리 큰 섬에 이르기까지 15개 섬들이 매물로 올라와 있다.
그러나 이같은 사례는 많지 않다. 섬을 소유할 정도의 부자들이라면 부채위기의 충격 역시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슈퍼부자’들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때문에 정말 ‘괜찮은’ 섬들이 매물로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무그니는 “설령 그리스가 유로화를 버리고 드라크마화로 되돌아가면서 대혼란이 펼쳐지더라도 고급 부동산들의 가격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관리들의 고질적인 ‘늑장행정’도 섬 거래가 쉽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이유다. 가격과 조건이 맞는 섬을 매입해 건물을 지으려고 해도 갖가지 행정절차를 거치려면 몇 년은 족히 걸린다는 것이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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