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금연공원 흡연 단속 첫 날... 곳곳에서 혼선 빚어
"담배 한대 피웠다고 10만원씩 물다니.우리가 범죄자도 아니고..."
흡연 단속 이후 혼선도 비일비재하다. 저동 어린이공원 인근 흡연자들은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 했다. 심지어 공원이 금연공원으로 지정된 사실조차 모르는 흡연자들도 많았다. 때문에 흡연자와 단속원간에 거친 고성이 오갔다.
직장인 임경학(31ㆍ남)씨는 "이 곳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디가 금연지역이고 어디가 흡연지역인지 모를 것"이라며 "나도 방금 단속 공무원에게 흡연구역이 어디냐고 물어 봐서 알았다"고 말했다. 양순구(54ㆍ남)씨 역시 "제대로 된 표지판 하나없이 별안간 들이닥쳐 단속하고 과태료를 내라 하니 억울하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어린이공원 인근에는 금역구역과 흡연구역이 불과 10m 내에 공존하는 곳도 있다. 때에 따라서는 몇 걸음을 사이에 두고 단속 대상이 돼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인제대 백병원 뒤쪽과 을지로입구역 파인에비뉴 빌딩 주변은 흡연공간이 협소한데다 바로 옆으로는 보행로가 있어 흡연자들이 혼란스러워했다.
혼선과 마찰이 이어지가 지자체들은 단속과 추가적인 홍보 및 계도를 병행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단속에 현장에 나와 있던 김형철 중구청 보건행정과 건강도시팀 주임은 "계도만 지속하고 단속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책 시행의 의미가 무색해진다"며 "그렇다고 무자비하게 단속 위주로 현장점검을 하는게 아니라 관심을 갖고 동참하도록 유도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구 보건행정과 관계자도 "실제 시행해보니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며 "현실과 맞지 않거나 개선할 부분을 집중 점검해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 파인에비뉴 빌딩 인근에 금연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이 표지판 5m 전방에 흡연장소가 마련돼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사진은 표지판 앞 흡연장소에서 흡연자들이 모여 있는 모습. 표지판과 흡연공간은 중구청 요청으로 빌딩 측에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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