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이력이다. 그는 19세에 하버드에서 친구 셋과 페이스북을 창립해 사용자 10억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했고 최근에는 기업공개(IPO)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 7일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페이스북 투자설명회에는 설명회장이 좁아 들어가지 못한 투자자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한 투자자는 "호텔은 너무 좁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로드쇼를 해야 했다"고 농담했다.
주목할 점은 저커버그가 회사를 창업할 때의 나이가 약관 19세였다는 것이다. 그는 하버드에서 배운 대학 교육으로 페이스북을 창업한 것이 아니었다. 이미 중학교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소프트웨어 개발업자로부터 전문 교육을 받아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 이미 일가를 이룬 상태였다.
잘 익은 포도주처럼 나이가 먹고 세월이 지나야 그 가치가 완성되는 인문학과 달리 과학이나 수학, 정보기술(IT) 등 이과 분야는 젊어야 대성의 가능성이 높다. 노벨상 수상자의 대부분이 백발 성성한 노학자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수학의 노벨상이라는 필드메달이 젊은 학자에게만 주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 트렌드를 창조하는 컴퓨터 기술이나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IT 분야는 이보다 더 젊어야 한다. 중ㆍ고등학교 때 이미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있어야 한국판 스티브 잡스, 한국판 마크 저커버그, 한국판 빌 게이츠가 탄생할 수 있다.
IT 인재가 바라보는 시장은 그 자체가 글로벌이다. 공장과 건물이 필요 없으니 좁은 국토에서 땅값과 공해를 부채질하지 않아도 되고 생산설비 과잉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조선이나 철강 산업처럼 글로벌 경기에 타격을 받지도 않고 사양산업화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무형의 지식산업이다 보니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추격해 오는 중국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거시경제적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 같은 한국판 저커버그가 많이 생길 경우 청년고용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성공신화를 벤치마킹하려는 젊은 공학도가 많아지면 벤처 창업이 늘어나고 금융시장도 동반해서 활성화된다.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고용창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과거 60년 동안 한국 경제는 일반 기술인력의 힘으로 발전해 왔다. 이제 한국 경제의 미래는 IT 영재 양성 교육에 그 해답이 있지 않을까.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시니어비즈니스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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