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 박사의 리더십 이야기
‘임원리더십 패러독스’란 시쳇말도 있다. 주인의식을 갖고 임해야 하지만 신분은 '임시직원'에 불과하다. 해마다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최전방에 섰지만 일선에서는 오히려 멀어져있으니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하지만 문제는 그때부터 발생한다. ‘나 같은 부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3명만 있어도 훨훨 날 것’같건만 현실은 여의치 않다. 직원들을 보면 모두 월급 도둑, 밥값 도둑처럼 ‘여유작작’, ‘천하태평’이어서 한심하기 그지없어 보인다. 또 상부 보고 등 회의는 얼마나 많은가. 능력이 출중한 리더일수록 ‘도대체 나보다 열정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조직에서 일하도록 방치해야 하는가’란 질문을 노골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직원들이 리더보다 능력과 열정이 떨어지는 것은 현실이고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흔히 임원은 임시직원이라고 한다. 매해 성과를 갖고 계약을 맺어야 하기에 성과를 창출해내야 한다는 쫓기는 마음에 불안하기만 하다. ‘임원 승진의 기쁨은 인사발표 이후 일주일’이란 질시 반, 부러움 반의 말도 헛말은 아니다.
루먼 컨설턴트 인터내셔널과 미국 경영자 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 ‘성과가 높은 조직을 구축하는데 있어 효율성을 높이려면 무슨 요소가 가장 필요한가’에서 응답자들은 헌신적인 직원(76.8%), 전략적 계획 수립(65.0%), 보상 및 인정( 59.2%), 목표 및 결과 측정(58.9%)의 순으로 응답했다. 흔히 직급이 올라가면 전략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는데 ‘사람이 우선이고 전략은 그 다음’이란 원칙의 근본적 진실을 보여주고 있다.
리더가 일일이 솔루션을 가르치려 하면 직원들은 ‘지원’이라기보다는 ‘간섭’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리더가 열심히 할수록 오히려 조직은 침체되고 경직된 분위기로 치달으며 직원들은 무능력해진다. 리더인 자신을 예시로 삼아 자신과 같기를 요구하거나 자신의 방법을 정답으로 가르치려 할 때 조직은 열정은커녕 냉소가 흐르기 십상이다. 리더가 시시콜콜 신경 쓰고 부지런해질수록 성과는 떨어지고, 부하들은 부서이동을 요구하거나 이직률이 높아진다. 이른바 조직 에너지 총량의 법칙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쓴 스티븐 코비가 내한했을 때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가 자녀들을 교육하며 한 번도 가르친 적이 없다고 말한 대목이었다. 그는 “늘 학교놀이를 하며 아이들이 교사가 되고, 본인이 학생역할을 맡았다”는 소개였다.
임원리더십의 초점은 솔루션이 아닌 에너지 고취이다. 리더가 부하들과 부하들의 일을 소중히 여기고 장애물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해할 때 헌신적 직원은 늘어난다.
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경영학 박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인문학과 CEO 인터뷰 등 현장사례를 접목시켜 칼럼과 강의로 풀어내는 스토리 텔러다. 주요 저서로는 <성공하는 CEO의 습관> <내 사람을 만드는 CEO의 습관> <우리는 강한 리더를 원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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