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 간부들 범죄 잇따라 내부단속 강화…이상원 청장, “송구스럽고 충격적, 거듭나야” 강조
이 경정은 존속상해치사혐의로 구속됐고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상고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주식투자 등의 채무를 교통사고로 위장, 보험금을 타고자 범행을 계획, 어머니를 상해해 숨지게 했다”며 “경찰간부가 자신의 모친을 사망하게 한 점,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계획한 점 등은 엄정히 처벌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경찰대 출신 엘리트가 벌였다고 보기엔 허술하기 짝이 없는 사건이다. 이 경정이 이상원 청장의 컴퓨터에 설치한 해킹프로그램 팀뷰어(teamviewer)는 일반인들도 쓸 수 있고 무료배포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도 나왔다.
이 경정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 청장 컴퓨터를 마음대로 드나들었다. 이 경정이 설치한 휴대용마이크는 데스크톱 본체 뒷면에 달아 대화를 녹음했다. 해킹프로그램 설치 뒤 이 청장 컴퓨터가 바뀌자 다시 들어가 설치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게다가 최근엔 치안센터 경위가 술에 취해 초등학생 3명을 감금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초등생 납치사건 등 풀지 못하는 사건은 쌓여 있고 고위간부들이 범죄를 저지르자 지난달 28일 취임한 이상원 대전지방경찰청장이 간부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22일 오전 대회의실에서 본청 팀장급 이상 경관 및 일선경찰서 서장, 과장, 지구대장 등 150여명이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를 열었다. 대전지방경찰청 간부급 직원들이 이른 아침에 한 자리에 모인 건 개청 이래 처음이다.
이 청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과 연말연시 등 중요한 때 불미스러운 사고가 일어났다”며 “이번 사건은 대전시민들에게 송구스럽고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 대전청장은 내부비위사건과 관련, “2300여명의 대전경찰 중 한·두건의 비위사건이 발생했다고 대수롭게 생각하면 간부자격이 없다”며 “한건, 한건 일어난 비위사건 모두는 우리 대전경찰 공동의 책임”이라고 질책했다.
이어 “조직분위기를 쇄신, 의무위반행위방지를 위해 전 직원이 공무원으로서의 자세를 다시 정립해야 한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대전시민을 위한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 출발하자”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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