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 적는 출판사, '이야기' 쫓는 독자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일도 공부도,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모두가 그렇습니다. '과정'보다는 '결과'를 더 따지는 세상입니다.
공부는 점수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영화는 시청률이나 관객 수로 그 결과를 매깁니다. 책도 예외는 아닙니다. 몇 권이나 팔렸는지를 따지는 것으로 베스트셀러를 가릅니다.
'스티브 잡스'는 책이라는 결과물이 나오기 전 책을 쓴 과정이 먼저 알려졌습니다. 잡스가 전기 집필을 결심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아버지'에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왜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없었는지, 아버지가 무슨 일을 했는지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서 전기를 쓰게 됐다는 것입니다.
아버지로서의 잡스. 이 '이야기'는 잡스가 전기를 펴내게 된 '과정'을 전하며 사람들의 맘속을 파고들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그렇게 '이야기'로, '과정'으로 독자들의 곁을 찾아왔습니다.
이런 통로로 책에 숨겨진 '과정'과 '이야기'를 하는 대표적인 출판사로는 부키와 휴머니스트가 있습니다. 이들 출판사는 '편집자 노트'에서 편집자의 이야기를 전하는가 하면 '발행인의 노트북'으로 출판사와 책 이야기를 말하기도 합니다. 이는 편집자들끼리 정보를 교환하는 장이 되기도 하지만 독자들에게 책이 나오는 과정과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곳이 되기도 합니다.
부키와 휴머니스트가 운영하는 블로그와 SNS는 윤영민 한양대학교 정보사회학 교수가 말하는 SNS의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책에 녹아든 '과정'을 적는 출판사가 많아지고, 그 '이야기'를 쫓는 독자들도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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