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CJ그룹이 대한통운의 인수가격을 추가로 낮춰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3일 금융권과 업계에 따르면 CJ는 최근 매각주체인 산업은행과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에 대한통운 인수가격을 9~10%대로 낮춰줄 것을 비공식적으로 요청했다. 대한통운의 주가가 급락하고 글로벌 경기침체 등이 맞물리자 고가 인수부담이 발생한 탓이다. M&A 관계자는 "CJ가 이미 결정난 6% 인하에 추가로 플러스 알파를 요구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번 요청에 앞서 CJ는 당초 인수가격에서 두 번에 걸쳐 각 3%씩, 총 6%를 인하했다. 지난 6월 본입찰 당시 CJ가 제시한 인수가격은 주당 21만5000원으로, 6%를 깎으면 주당 20만2100원 선이다.
CJ가 추가 인하를 요청한 까닭은 최근 대한통운의 주가가 급락하고 글로벌 경기전망이 악화된 탓이다. CJ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대한통운의 주가는 하락세를 나타내며 3일 종가 기준 7만2700원까지 내려갔다.
또한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우려도 컸다. 대형 M&A에 글로벌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져 '승자의 저주'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한화그룹과 동국제강은 2008년 말 금융위기 여파로 거액의 이행보증금을 되찾지 못한 채 각각 대우조선해양, 쌍용건설 인수를 포기해야만 했다. CJ는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 1800억원 가량을 계약금으로 이미 지급했다.
현재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CJ의 추가 인하 요청에 다소 곤혹스런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경기침체 등 특수상황은 인정하지만 더 이상의 추가 인하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우선 논의를 해봐야 알겠지만, 당혹스럽다"고 입장을 표했다.
산업은행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CJ의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CJ와 대한통운을 두고 인수경쟁을 펼쳤던 포스코에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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