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나가수’, 신들의 경연은 오래 전에 끝났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 일 MBC 오후 6시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의 하이라이트는 누군가의 노래가 아니라 순위 발표의 순간이며, 이 프로그램의 본질은 경연에 있다. 명예졸업자와 탈락자들이 참여한 호주 특별 경연은 그것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계속해서 하위권을 기록하다 한 라운드 만에 탈락했던 김연우는 호주 경연에 참여하며 “자존심 싸움”이라고 말했고, 출연자들은 하나 같이 “더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명예졸업자와 탈락자들에게 이 경연이 각별한 의미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나가수’를 통해서 개인의 역사를 쌓았던 가수들이 또 다른 이야기를 써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공연이자 경연’을 준비한 ‘나가수’는 이전 그대로의 방식으로 경연을 진행함으로서 이전과 똑같이 그들이 순위 발표의 시간 앞에 설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호주 특별 경연은 ‘나가수’가 논란과 관심의 중심에 서 있던 시기를 상기시킴과 동시에,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확인 시켜주었다. ‘나가수’가 휴지기를 제외하면 반 년 만에 추억을 전해줄 만큼의 이야기를 쌓은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특별 경연에 집중된 관심은 그 짧았던 ‘뜨거운 시절’이 지난 뒤, 이후의 노래와 사연들이 얼마나 빠르게 지루해졌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경쟁에 초점이 맞추어지자 자극을 키우는 방식의 노래들이 살아남았고, 이에 대한 역치는 점점 더 올라갔다. 지금의 ‘나가수’는 순위를 쉽게 예측할 수 있고, 우승의 공식 몇 가지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쇼다. 원곡과는 달리 “화려하게 후렴구를 장식”해 “칼을 갈며” 염원하던 1위를 차지한 김연우의 우승은 그것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그래서 달라진 것은 ‘나가수’도, 가수들도 아니라 ‘나가수’를 보는 시선이다. 경연의 순위와 방송 후의 반응의 명백한 온도 차이 앞에서 제작진이나 청중 평가단을 탓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신들의 경연은 사라진 지 오래, 이제 진짜 무대를 즐길 수 있는 건 순위와 경쟁에서 자유로워진 이들뿐이다. 그게 가수이든, 시청자이든 말이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오늘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인사청문회…'아빠·남편 찬스' '변호전력' 공격받을 듯 우원식,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당선…추미애 탈락 이변

    #국내이슈

  •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학대와 성희롱 있었다"…왕관반납 미인대회 우승자 어머니 폭로 "1000엔 짜리 라멘 누가 먹겠냐"…'사중고' 버티는 일본 라멘집

    #해외이슈

  •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 "법과 원칙 따라 제대로 진행"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포토PICK

  •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