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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의학적 효과'에 가격 약세 만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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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의 재발견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오늘날 산업의 필수 광물인 구리가 40년만에 전혀 새로운 방향에서 쓰임새를 찾았다. 구리가 박테리아 박멸에 큰 효능을 발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가운데 관련 산업 수요 촉발로 최근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의 구리가격 하락세를 만회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 7월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대학 의대 미생물면역학 연구진은 미 국방부의 후원 아래 구리의 항균효과에 대해 연구했다. 실험에서는 병동 중환자실의 문 손잡이나 스탠드 등 의료진과 환자들의 신체 접촉면이 많은 실내설비·기자재 등을 항균 구리로 바꾼 결과 실내 병원균이 97% 감소했고 감염도 40.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P)에 따르면 중환자실의 경우 이같은 표면 접촉에 따른 감염이 평균 20명 중 1명 꼴로 일어나며 전체 감염원인의 최대 80%까지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리 기자재의 사용을 통해 이같은 감염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 실험은 대장균을 비롯해 ‘슈퍼박테리아’로 알려진 MRSA(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상구균)까지 다양한 병원균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연구를 이끈 마이클 슈미트 박사는 구리의 전도성이 이같은 항균효과의 원인이라면서 “연구 결과는 현재 개별 병원이 실내 감염 방지를 위해 들이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구리 시장 관계자들은 이같은 구리의 새로운 효용이 시장 창출과 수요 증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구리는 유로존 재정적자 위기와 최대 시장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둔화 등으로 수요가 줄어 점차 선물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1일 구리 10월물 가격은 파운드당 3.219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월 파운드당 4.60달러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세계 최대 구리생산업체인 칠레 국영 코델코(CODELCO)의 위르겐 라이브란트 부회장은 “전세계에서 항균 등 의료 목적으로 구리가 쓰이면서 연간 50만 톤의 수요 증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칠레 정부가 인프라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지하철 망도 확대되는 가운데 코델코는 정부와 협의해 앞으로 건설되는 지하철 역사 내 난간 등을 스테인리스스틸이나 플라스틱 대신 구리 제품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LS니꼬동제련과 풍산 등이 서울 아산병원과 협약을 맺고 구리 제품을 지원해 중환자실 등에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구리 시장의 즉각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기는 섣부르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니콜라스 쇼던 바클레이즈캐피털 애널리스트는 “확실히 이는 향후 구리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 창출원이기는 하지만 당장 수요가 얼마나 늘어날지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유보적인 의견을 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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