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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하라, 201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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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방황 끝내라..세계 빅2 D램사 '하이닉스' 운명의 날

-SKT 단독 본 입찰 앞두고 긴장.."이번 매각은 선택 아닌 필수"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 박지성 기자] SK하이닉스 본입찰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이닉스가 이번에 주인을 맞이할 수 있을 지는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세계 2위 D램 업체로서 경쟁력을 강화하며 시장지배력을 한층 배가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10월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개시 후 주인이 없는 10년동안 하이닉스가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R&D)로 D램 분야에서 삼성전자 에 필적할 수준에 도달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이미 낸드와 모바일용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반도체 산업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에야 말로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이달 초 13개 대기업에 하이닉스 입찰 안내서를 발송했으며, 이를 토대로 11월 3일 본입찰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인수를 희망한 곳은 SK텔레콤 한 곳 뿐이다. 지난달 STX가 중도 포기를 선언하면서 단독 입찰이 유력하다.

회사측은 물론 반도체 업계, 경제연구소 등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채권단의 하이닉스 지분 매각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단독입찰시 가격협상력 저하를 우려해 채권단이 매각일정을 다시 연기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지만 자칫 하이닉스 매각 건이 장기표류할 경우 급변하는 반도체 업계에서 선두권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다.
임태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매각이 지연될수록 국가 차원에서는 손해”라며 “반도체 산업의 경우 투자시기가 중요한 상황에서 채권단이 빨리 주인을 찾아 실기(失期)의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채권단이 매각 일정을 또 다시 지연시킬 경우 외국으로 국가적 자산(하이닉스)이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감도 제기될 수 있다”며 “자금 여력과 산업 간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채권단이 이번을 끝으로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수 후보군이 더이상 없다는 점도 채권단의 빠른 결정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대목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추가 입찰 기회를 줬음에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참여업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지난 2009년 매각 진행 당시에도 LG그룹, 한화그룹 등 주요 그룹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지만 결과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만큼 이번에는 매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하이닉스 입장에서도 이번 매각은 반드시 성사돼야 하는 과제다. 현재 하이닉스의 주력인 범용 D램은 원가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가격이 추락했다. 세계 2위 지위를 유지하며 버티고는 있지만 당장 이번 분기부터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 신공정 확대와 차세대 반도체 개발로 위기 탈출에 박차를 가할 시점이라는 뜻이다. 지난 2007~2008년의 '1차 치킨게임' 이후 하이닉스가 시장의 승자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대규모 투자를 통한 공격적인 경영 덕분이다. 채권단에게 또 다시 투자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면 안정적인 자금 공급이 가능한 확실한 경영 주체를 찾아야 한다.

경영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도 매각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반도체 업황 침체에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이 유일하게 흑자 행진을 달리고 있는 것은 낸드와 모바일 등 특수반도체의 선전 때문이다. 권오철 사장이 최근 낸드의 비중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황 변화가 심한 반도체 사업의 특성장 장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낸드와 특수반도체 분야를 키워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가 필수다.

반도체 업계 고위관계자는 “본업과 관계없이 매각여부를 놓고 지루한 공방만 반복하다보면 하이닉스 내부 조직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시장은 경쟁을 통해 성장하는데 하이닉스가 하루 빨리 주인을 찾아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지속해 나가는 것이 국익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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