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진실하다. 결혼을 안 한 것은 물론이고, 아이를 키워 본 경험도 없는 '스님'의 말인데 구구절절 다 맞다. 여느 자녀 교육 전문가의 조언보다도 더 가슴에 와 닿는다. 최근 법륜 스님이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펴낸 '엄마 수업' 얘기다.
이런 것이 '멘토'의 힘일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멘토로 알려진 법륜 스님이 이번엔 이 시대 모든 엄마들의 멘토를 자청하고 나섰다.
법륜 스님은 엄마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한국 엄마들은 헌신적인 사랑은 있는데, 지켜봐 주는 사랑과 냉정한 사람은 없다고 말이다. 법륜 스님의 말은 단호하지만 한편으론 따뜻하다. 엄마들에 대한,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법륜 스님이 전하는 자녀 교육법은 '아이가 어릴 때는 따뜻한 게 사랑이고, 사춘기에는 지켜봐 주는 게 사랑이고, 스무 살이 넘으면 냉정하게 정을 끊어주는 게 바로 사랑'이라는 말에 다 담겨 있다.
아이가 세 살이 될 때까지 무조건적인 사랑을 쏟아야 하는 게 엄마의 역할이라면, 그 뒤부터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엄마가 해야 하는 일은 아이를 배우자 다음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 시기에 접어들면 아이들은 가정이 화목한지 아닌지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법륜 스님은 "아이가 세 살이 된 이후엔 아내는 남편을, 남편은 아내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이 시기에 아이를 가정의 중심에 놓고 오냐오냐 하면서 부부가 헤어지고 갈라지면 아이한테 아무리 잘해줘도 결국 아이는 망가진다"고 조언한다.
부모가 사이가 좋으면 아이는 자연스레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되고, 또 세상에 나가 무엇이건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는 말이다.
법륜 스님의 마지막 조언은 이제 사춘기와 스무 살 이후를 향한다. 그는 사춘기 아이들을 둔 엄마들에게 "사춘기 아이들은 어릴 때와 달리 무엇이든 자기가 직접 해보고 경험하길 원하기 때문에, 이 땐 아무런 간섭 없이 아이를 지켜봐주는 게 진짜 사랑이다"는 말을 전한다.
또 성년기 자녀 때문에 고민하는 엄마들에겐 '냉정한 사랑'을 해답으로 내놓는 법륜 스님이다. 스무 살이 넘으면 무조건 집에서 쫓아낸다는 생각으로 자녀를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는 충고다.
'엄마는 연약한 여자의 심성 대신 '내 아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지킨다'는 강인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법륜 스님의 이야기는 이렇듯 엄마들은 물론 아빠들까지도 울릴 정도로 포근하다.
엄마 수업/ 법륜 지음ㆍ이순형 그림/ 휴/ 1만2000원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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