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의 매각설 등이 부각되면서 AOL은 월가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밀려났지만, 암스트롱 CEO는 AOL과 야후의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 주주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그는 이번 회동에서 “AOL이 야후와 합병할 경우 데이터센터와 스포츠·엔터테인먼트·금융 등 뉴스사이트 등의 통합으로 10억~15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면서 “합병을 통해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광고노출도를 높여 온라인 기업의 최대 수입원인 광고주들을 설득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적극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들은 야후와의 합병에 일단 긍정적이지만 암스트롱 CEO가 이를 추진할 수 있을 지는 아직 변수가 많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중국 알리바바닷컴 등이 야후의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전망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데다 업계에서는 제리 양 야후 공동창업주가 야후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설도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미국 온라인시장을 장악했던 AOL과 야후는 빠르게 진화하는 IT산업계와 온라인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됐다. 아직까지 야후는 구글에 이어 미국 2위 온라인 포털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트래픽 증가세는 정체되고 있고 사용자 평균 이용시간도 페이스북 등 소셜미이어에 크게 떨어지고 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AOL이 같은해 영입한 인물이 구글 미국사업부 대표를 맡았던 팀 암스트롱 CEO다. 암스트롱 CEO는 코네티컷 칼리지에서 경제학과 사회학을 전공했으며, IT미디어그룹 IDG와 디즈니의 ABC/ESPN을 거쳐 구글 미국사업부에서 광고판매·마케팅 업무를 맡아 왔다.
AOL 주주들은 마케팅 분야에서 검증된 암스트롱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으며 AOL의 황금기를 다시 열 것을 기대했지만, AOL을 둘러싼 시장 환경은 결코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8월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AOL은 118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매출도 8.4% 감소한 5억4220만 달러에 그쳤다. 주가는 31%나 폭락했다.
그러나 실망스러운 성적에도 아직 주주들은 그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한 주주는 “암스트롱 CEO는 야구로 비유하자면 6이닝째를 맞은 셈”이라면서 “아직 평가를 내리기엔 때가 이르다”고 말했다.
업계는 야후와의 합병 추진이 암스트롱의 돌파구를 열어줄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암스트롱 CEO는 야망있는 인물이며 지난 18개월간의 노력을 헛되게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AOL과 야후의 합병을 어떻게든 밀어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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