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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大에 한국학 장서 8만권 모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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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회 세계한인의 날 '국민훈장 석류상' 수상 이정현 관장

제5회 세계한인의 날 '국민훈장 석류상'수상한 이정현 관장

제5회 세계한인의 날 '국민훈장 석류상'수상한 이정현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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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2007년 11월2일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의 남가주대학교(USC)의 중앙도서관 '도헤니 도서관(Doheny Memorial Library)'에서는 '동아시아 도서관'의 이전 개관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다. 한국학의 중요성을 예견한 대학본부가 1986년 일본이나 중국이 아닌 '한국학' 중심의 '동아시아 도서관(East Asian Library)'을 건립했고, 건립 21년 만에 중앙도서관으로 이전·개관한 것이다. 이날 'Korean Heritage Library(한국학 도서관)'의 현판이 건물 벽면에 걸렸다.
26년 전 '한국학'의 불모지인 북미 지역에서 한국학을 동아시아 연구의 중심으로 이끈 주역은 바로 남가주대 한국도서관 이정현 관장(58·사진)이다. 이 관장은 그동안 해외 한국학 연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5일 '제 5회 세계 한인의 날'을 맞아 '국민훈장 석류상'을 수상한다.

지난 26년 동안 오로지 '한국학' 전문사서로서 한길을 걸어온 그를 4일 자택에서 만났다. 이 관장은 이화여대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미국으로 건너가 UCLA대학원에서 문헌정보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취업을 위해 지원서를 냈던 1980년대 상황은 열악함 그 자체였다고 털어놓았다.

1985년 남가주대에서 한국학 '목록사서'로 일했던 당시 한국 관련 도서는 1000여권에 불과했고, 전담직원은 이씨 혼자였다. 척박한 환경에서 이씨는 종이 카드 수천 장에 색인표를 작성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해외에서 한국학 연구의 가교 역할을 한 '1세대 한국학 전문사서'인 이씨는 지난 26년의 세월 동안 이 대학의 한국학 장서를 8만권으로 늘렸다. 역사·문학·언어·철학·문화·정치·예술 등 한국학 관련 모든 분야의 자료가 망라돼 동아시아학의 절반을 차지했다.
8만권에 달하는 장서는 도서 4만6000권, 정기간행물 1600종(총 14000권), 비디오 및 DVD 1500개, 마이크로필름 2330롤, 지도 240장(희귀본 180장 포함), CD ROM 110개와 수백 장의 사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주제 분야의 한글 전문(全文) 데이터베이스 및 각종 신문과 규장각 고서를 수록한 마이크로필름, 영상 자료, 희귀 지도, 이민 관련 문서 등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이 도서관의 최대 특색은 '한국학' 자료 활용에 제약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해외 소재 모든 종류의 도서관에 상호 대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과거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송창주 교수(정치학)가 남가주대 도서관을 통해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구해 수업자료로 활용하기도 했다”며 “더 많은 자료가 여타 지역에서도 연구와 학술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남가주대 한국학 도서관에는 현재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자료들도 꽤 많다. 이씨는 도서관 본부를 설득해 동해를 한국해(Sea of Korea)로 표기한 17~19세기 고지도 134점을 집중적으로 구매하기도 했다. 이 자료는 디지털화 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주미 일본문화원장이 도서관을 찾아와 학문기관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왜 건드리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또 고종의 장례식 비디오와 한국 근대 작품 연구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이광수의 '무정'의 재판본(1922년 출판) 등 이씨는 틈이 날 때마다 본부를 찾아가 한국학 서적 구입을 요청하는 등 공을 들였다. 그의 노력 덕분에 한국학 도서관은 USC와 한국국제교류 재단으로부터 매년 20만달러 이상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한국학에 대한 수요와 의식도 몰라보게 향상됐다.

북미와 유럽의 K-POP 등 한류 확산도 한국학과 연계돼 가능했다는 것이 이씨의 얘기다. 이씨는 “한국학의 커리큘럼 등은 현재 영화·드라마 등 대중 문화로 확대됐고, 한국학 관련 수업도 인기가 있다”며 “해외 한국학의 기본 없이는 한류 확산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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