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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자문사 대표들··변동장에 스타서 죄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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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옥죄기로 이중고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투자자문사를 운영하고 있는 A사장은 8월 급락장 이후 점심 약속을 모두 취소하고 죽으로 끼니를 떼우고 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투자설명회에 참석해 홍보에 열을 올렸던 그이지만, 최근 입맛을 잃었다. 곤두박질하는 수익률을 보고 있자니 투자자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소화도 안될 지경이라는 것.

#다른 자문사의 B사장은 극심한 스트레스 탓에 식욕부진과 체중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독보적인 수익률로 지난 4ㆍ5월 신규 고객을 대거 끌어모았는데 시장이 돌연 급락세로 돌아서는 바람에 고액자산가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B사장은 "빗발치는 고객항의 전화를 받을 때면 죄책감을 느낀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회복국면에 들어서면 수익률을 회복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랩어카운트 돌풍으로 일약 금융가의 '스타'로 떠올랐던 투자자문사의 대표들이 최근 급락장을 맞아 '죄인' 신세가 돼버렸다. 1년전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주)' 압축투자로 올린 고수익률을 앞세워 '펀드' 아성에 도전했던 자문형랩. 그러나 최근 수익률이 추락하자 투자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이다. 연초 고점에서 포트폴리오 조정을 제대로 못한데다 몰려든 자금을 다 받아들여 몸집을 불린 게 화근이다.

A사장이 죽으로 점심식사를 대신하는 것은 극심한 변동성 장세 탓도 있다. 그는 "점심을 먹고 오면 장이 요동쳐 있다. 자리를 비우기가 겁날 정도"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왜 일본, 홍콩처럼 점심 휴장제도를 운영하지 않나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라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투자자문업계 직원들 사이에선 '엉덩이 싸움'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누가 더 자리에 오래 앉아 모니터를 응시하느냐가 수익률을 좌우한다는 자조섞인 농담이다.
심지어는 '잠수'를 선택한 이도 있다. C자문사의 사장은 "꼭 받아야 할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 통화를 피하고 아예 휴대전화를 꺼두기도 한다"며 "지금같은 시장에서 전망을 내놓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고 호소했다.

금융당국의 옥죄기도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다. 연초부터 자문형랩 모범규준 도입을 놓고 금융당국과 줄다리기가 이어지더니 이번에는 수수료 체계도 손질될 처지다. 수수료 인하는 수익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민감할 수밖에 없다.

D 자문사 사장은 "랩 수수료가 비싼 것은 펀드와 달리 매매수수료가 포함됐기 때문"이라며 "펀드와 랩은 상품의 성격 자체가 달라 수수료만 단순 비교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랩은 추가 운영비와 인건비가 발생한다"고 반박했다. 주식형펀드보다 자문형랩의 수수료율이 0.5%포인트 가량 높기 때문에 자문형랩의 수수료를 인하하겠다는 조치는 불합리하다는 항변이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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