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영화 '넘버 3'(1997)의 조폭 두목 '강도식', '세기말'(1999)의 잔혹한 요요사내, TV 드라마 '꽃보다 남자'(2009)의 금잔디 아버지 등 배우 안석환(53)은 영화와 TV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감초 조연 배우다. 하지만 연극 무대로 넘어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연극 무대에서의 안석환은 이미 당당한 주연의 자리에 올라선지 오래 됐기 때문이다. 지난 1986년 연극의 명가인 '연우무대'에서 다소 늦은 스물일곱의 나이에 연기자로 데뷔한 이래 안석환은 '고도를 기다리며' '리차드 3세' 거미여인의 키스' '칠수와 만수'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갖춘 명품 연극에 출연해 왔다.
안석환이 연극 '웃음의 대학'의 검열관 역으로 돌아왔다. 지난 2009년과 2010년 세 차례 공연에 이어 통산 네 번째다. 미타니 코키의 탄탄한 희곡이 너무 마음에 든다는 그는 진지함과 엉뚱함을 고루 갖춘 검열관 역에 더할 나위 없이 큰 애정을 갖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따라 하게 될 까봐 일부러 일본 원작 연극과 영화도 보지 않았다. '왜색'이 강한 일본인들의 이야기를 한국인들의 정서에 맞추려고 그는 연습 과정에서 즉흥 대사와 움직임도 적극적으로 첨가시켰다. 그 자신이 시퍼런 군부의 '검열' 시대를 통과한 예술인이었던 탓에 극 중 다뤄지는 창작의 자유와 검열 문제는 그 누구보다도 잘 안다. '검열관' 안석환은 무대 위에서 펄펄 난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사진_이재문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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