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아프리카 수단 남부에 있는 도시 '톤즈'. 지난해 1월, 톤즈가 울었다. 이곳에서 8년 동안 톤즈 사람들만을 위해 살았던 고(故) 이태석 신부의 선종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톤즈 사람들에게 이 신부는 신부이자 의사, 또 친구였다. 2001년 12월 처음 톤즈를 찾은 이 신부는 2008년 11월 대장암 말기 선고를 받기까지, 매일을 톤즈 사람들과 함께 했다. 병원과 학교를 짓고, 아픈 이들을 돌봤으며 밴드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치기도 했다. 그런 이 신부가 톤즈 사람들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 지 1년 반이 지났고, 톤즈의 눈물도 말랐다.
◆모든 것의 으뜸은 사랑입니다=이 신부는 2005년 4월 부활 제4주간 토요일 강론에서 자신이 예수님의 사랑을 처음 느꼈던 일을 실마리로 말을 시작한다. 초등학교 시절 유난히 악기를 좋아했다는 이 신부는 성당에서 풍금을 혼자 연습하면서 예수님의 따사로운 모습을 처음으로 봤다고 전한다. 그로부터 30여년이 흐른 지금, 이곳 톤즈에서 그 당시 느꼈던 예수님의 사랑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돼 기쁘다는 이 신부. 그는 톤즈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악기를 준비해왔다고 말하면서 어린 시절 자신이 음악으로 예수님을 만났던 것처럼 톤즈 사람들도 같은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신이 간직한 예수님의 사랑과 위로를 톤즈 사람들과 나누겠다는 것이었다.
◆용서하라, 아버지처럼=2005년 2월 사순 제2주간 토요일 강론에서 이 신부는 톤즈 사람들에게 '용서'에 대한 얘기를 건넨다. 북수단과 남수단 사이에 벌어진 내전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그들에게 또 다른 사랑의 방식인 용서를 가르친 것이다. 아무런 조건 없는 사랑으로 우리를 대해준 예수님처럼 다른 사람들을 진심으로 용서하고 또 사랑하라는 이 신부의 강론은 그렇게 톤즈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이 신부의 유고 강론집이 톤즈 사람들에게 남긴 그 '사랑의 울림'을 함께 나누고 싶다면 '당신의 이름은 사랑'을 권한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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