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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의 축구세상]남미 제패한 우루과이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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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

우루과이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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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가 실로 오랜만에 남미 축구 정상에 올랐다. 남미 초유의 15번째 정상 등극이자 월드컵 4강의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남미에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만 있는 것이 아님”을 입증했던 우루과이 우승의 의미와 교훈들을 간략히 짚어봤다.

명가가 돌아왔다
브라질, 아르헨티나가 위명을 떨쳐온 세월이 매우 길었던 까닭에 축구 세계에서 우루과이의 존재감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우루과이는 남미 축구의 ‘원조 챔피언’이다. 1930년 초대 월드컵에서의 우승을 비롯해 1916년부터 35년까지 13차례 벌어진 남미선수권에서 무려 일곱 번 정상에 올랐던 우루과이다(이 기간 동안 우루과이와 정상을 다퉜던 유일한 적수는 네 차례 우승의 아르헨티나다). '종가' 잉글랜드와 자웅을 겨뤄볼 기회가 없었던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우루과이는 틀림없이 당대 최고 수준의 팀이었다. 따라서 이번 코파 아메리카 우승은 '족보 있는 명가' 우루과이의 멋진 귀환이라 할 만하다.

조직력이 말을 했다

무엇보다 우루과이는 조직력의 측면에서 탁월한 팀이었다(이번 대회에서 우루과이에 비견될 만한 조직력의 팀은 페루 정도일 것이다). 2006년부터 팀을 지도해온 오스카 타바레스 감독에다 남아공 월드컵 주력 멤버가 대부분 유지됨으로써 조직력이 더욱 견고해졌다. 우루과이에서 개인을 앞세우며 플레이하는 선수를 찾아보기란 매우 어렵다. 골키퍼로부터 최전방 공격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선수들이 팀의 일부로서 자신에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던 팀이 우루과이다. 우루과이의 물샐 틈 없는 조직력과 팀 스피리트는 ‘호화군단’ 아르헨티나와는 대조를 이뤘다.
적절한 전술 변화

우루과이는 자신들의 상황 및 상대에 따라 전술적 융통성을 발휘하는 일에도 능했다.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루과이의 포메이션은 4-3-3, 3-4-3, 4-4-2 등으로 상황에 따라 변화했다. 4-3-3을 기본 계획으로 갖고 있었으되 다른 계획의 준비에도 철저했던 타바레스 감독의 노련함이야말로 우루과이의 성공을 이끈 주요한 원동력이다. 이는 세리에A 슈퍼스타 에딘손 카바니의 활약 없이도 오히려 우루과이가 더 나은 경기들을 치를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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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도 되고 공격도 된다

우루과이는 공수의 밸런스 면에서도 다른 팀들보다 우위에 있었다. 수적 열세 속에 아르헨티나와 싸워 버틸 수 있는 수비력을 갖췄고, 끈질긴 파라과이를 괴멸시킬 수 있는 공격수들도 보유했다. 디에고 루가노와 세바스티안 코아테스가 성공적인 ‘신구’ 수비 조합을 가동했으며, 아레발로 리오스, 디에고 페레스의 터프한 중원 압박이야말로 우승의 주춧돌이다. 최후의 보루인 페르난도 무슬레라의 순발력에도 믿음이 간다. 한편 전방에는 루이스 수아레스와 디에고 포를란의 날카로운 창끝이 도사리고 있다. 이 창끝은 브라질이나 칠레, 콜롬비아 등에 비해 더 치명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팀을 바꾸는 것은 역시 감독

위의 3번과도 통하는 맥락에서, 우루과이 성공의 한복판에는 역시 경험 풍부한 명장 타바레스의 존재가 있다. 타바레스 감독의 부임 직전 우루과이는 심지어 월드컵 본선에도 나가지 못했던 팀이었다(우루과이의 본선 행을 좌초시켰던 주역은 우리에게 친숙한 거스 히딩크 감독이다). 그러나 타바레스 감독 부임 이래 우루과이는 2007 코파 아메리카에서 4강에 올랐고 남아공 월드컵 4강에 이어 마침내 코파 아메리카를 제패했다. ‘상전벽해’ 정도의 수준은 아닐지라도 이 정도면 꽤 많이 변모한 우루과이라 할 만하다.

자격 있는 팀이 우승했다

위의 논의들을 종합할 때 우루과이는 우승의 자격이 충분한, 아니 우승을 차지할 만한 자격을 가장 잘 갖추고 있던 팀이었다. 적어도 이번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그러했다.

황금세대 도래하나

하지만 우루과이의 강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코파 아메리카 대표 팀 선수들 가운데 절반 가량이 1984년에서 1987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이다. 여기에는 수아레스와 카바니, 두 명의 페레이라, 마르틴 카세레스, 디에고 고딘, 무슬레라 등이 모두 포함된다. 또한 이들보다 어린 코아테스가 이번 대회의 대표적인 유망주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니콜라스 로데이로, 아벨 에르난데스의 발전에도 기대를 걸어봄직하다. 최근 각급 청소년 대회에서도 성적이 좋은 우루과이이기에 미래가 더욱 밝아 보이기도 한다. 다만 팀의 노련한 주축들인 포를란, 페레스, 루가노가 서른 줄에 접어든 까닭에, 이에 대한 계획적인 대비가 필요한 우루과이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아주대 겸임교수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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