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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몸에 밴 착한 친구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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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고등학교 때부터 소록도로 봉사활동을 다니던 친구였는데…”

27일 밤 분향소를 찾은 친구는 졸지에 고인이 된 친구의 영정 앞에서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저녁 6시 인하대 본관 로비에는 강원도 춘천으로 봉사활동에 나섰다가 산사태로 숨진 인하대 발명동아리 학생들의 합동분향소가 설치됐다. 합동분향소에는 고(故) 김유신(20·신소재공학부)씨를 비롯한 희생자 10명의 영정이 모셔졌다.
27일 인하대학교 본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고(故) 김유신 군의 인제고등학교 동창인 김인성(20)군이 갑작스러운 비보에 놀라 분향소를 찾았다.

27일 인하대학교 본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고(故) 김유신 군의 인제고등학교 동창인 김인성(20)군이 갑작스러운 비보에 놀라 분향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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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밤 분향소는 폭우를 뚫고 달려온 조문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고(故) 김유신씨의 중·고등학교 동창인 한수빈(20)씨는 “유신이가 고등학교 때부터 소록도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유난히 착하고 봉사하려는 마음이 컸던 친구를 되새겼다. 역시 고등학교 동창인 김인성(20)씨는 “내일 친구들과 함께 오기로 약속했지만 오늘 못 오면 친구에게 미안할 것 같아서 왔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친구 이원(20)씨는 “오늘 아침 7시쯤에 유신이 어머니에게 전화를 받았다”며 “어머니가 유신이가 전화를 안 받고 있다고 걱정하시는데 '설마'했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고(故) 김유라(20·수학교육과)씨의 남자친구 박현중(20)씨는 “유라가 아이들 가르치는 것을 좋아했다. 오늘로 연인이 된지 427일째인데 사고 직전인 9시50분쯤까지도 평소처럼 문자메시지로 대화를 주고받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안타까운 소식에 피해학생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분향소를 찾기도 했다. 이 학교 경영학과 졸업생인 서연옥씨(31)씨는 “피해학생을 모르지만 알고 지내던 친구들처럼 슬퍼서 퇴근길에 학교를 들렀다”고 말했다.

인하대 발명동아리 '아이디어뱅크'의 학생 35명은 지난 25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의 상천초등학교로 과학 봉사활동을 떠났었다. 발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학과와 상관없이 모인 '아이디어뱅크'는 전체 회원이 80명 규모다. 학생들은 지도교수 없이 춘천 상천초교에서 구슬 만들기, 천연염색하기 등 한 학기 동안 직접 준비한 실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었다. 사고가 난 26일에도 학생들은 하루 종일 초등학생들과 물 로켓 만들기, 손가락화석 만들기, 만화경 만들기 등을 함께 했다. 캠프에 참석한 이곳 학생들은 상천초교 학생 26명과 인근 초등학교 학생 14명 등 총 40명 가량. 강기원 상천초교 교감은 “매년 여름과 겨울방학 발명캠프 때마다 대학생 봉사팀을 받는데 올해는 지난 5월 인하대 '아이디어뱅크' 동아리에서 연락이 와서 연결이 됐다”며 “10명 내외로 왔던 기존 대학생팀과 달리 인원도 가장 많았고 교구 준비도 꼼꼼하게 해와 학생들을 일대일로 세심하게 지도해 인기가 많았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26일 자정 무렵 동아리 학생들이 묵던 펜션을 덮친 산사태로 학생들 가운데 10명이 숨졌고 20여명은 부상을 입었다. 이본수 총장이 총괄하는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한 인하대 측은 사망자 10명에 대해 학교장(葬)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인천=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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