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는 울며 겨자먹기로 정부의 방침을 수용하면서도 전기를 최대한 아끼는 것은 물론 사용 시스템을 교체하고 제품 효율을 높이는 방식 등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산업용 전기료 인상에 따라 전기로 제강을 하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철강사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전기요금으로만 5000억원을 넘게 사용한 현대제철의 경우 올해 300억원의 추가비용이 예상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피크타임을 피해 가동율을 높이고 전력 외에 다른 부분에서 원가를 절감하는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전기사용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동국제강 역시 올해 수십억원의 추가 전기요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기를 최대한 아껴서 사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무더운 여름 날씨에도 건물 내부 온도를 정부 권고치로 유지하고 있고 조명 조도를 낮추고 운용을 실시 중이다. 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역시 수년째 절전을 대대적인 캠페인으로 삼고 직원들의 전기 절약을 습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부 조명 운용 시간도 조절하고 있고 점심 소등도 꾸준히 펼치고 있는 등 수년에 걸쳐 전력소비 패턴을 바꿔 수천억원에 달하는 전기요금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스템 바꾸고 제품 효율 높인다
철강과 전기전자업계 못지 않게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정유업계도 비상이다. 정유업계에서는 전기사용 시스템을 손봐 전기사용량을 최대한 줄인다는 방침이다.
SK에너지는 공장 운영을 위해 시간대별로 전기사용량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당장 다음달부터 전기요금이 오르는데 추진할 수 있는 방안마련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결국 얼마나 전기 사용을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에쓰오일도 에너지관리전담부서를 운영, 공장내 에너지 절감 방안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온산공장 신규시설에는 가로등, 조명등 일부를 태양광발전을 사용하고 있다"며 "최대한 허리띠를 줄일 수 있을 만큼 줄인다는 것이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아예 자체발전을 통해 전기요금을 아끼거나 제품을 최신형으로 교체해 전기효율을 높이는 것도 선호하는 방법이다.
자체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회사로는 포스코가 대표적이다. 포스코는 전체 전력 소비의 70% 이상을 자체 발전으로 충당하고 있어 이번 전기료 인상이 직접적으로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포스코측은 이번 전기요금 인상을 계기로 자체 발전을 강화해 원가상승 충격을 최대한 흡수할 예정이다.
고효율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자업계는 이번 정책에 부응해 에너지 절약형 제품 개발에 더욱 주력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냉장고와 세탁기 등 에코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왔다"며 "앞으로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핵심 부품과 친환경 소재 개발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LG전자도 "냉장고의 핵심기술인 리니어 컴프레서 등 우수한 에너지 절전 기술로 향후 제품에도 지속적으로 에너지 소비효율에서 우위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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