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는 12일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들과 서울 계동의 한 식당에서 만나 "정부가 몇 년 전부터 권역별 중증외상센터를 만들겠다는 계획만 발표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중증외상센터는 석 선장처럼 사고로 뼈가 부서지거나 장기가 파손된 환자를 위한 의료시설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전국 6개 권역에 6000억원을 들여 센터를 설립할 계획을 밝혔으나 최근 '경제성이 없다'는 기획재정부의 판단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이 교수는 석 선장을 한국으로 데려올 당시 그가 입원 중인 오만 병원을 방문했는데, 현지 중증외상센터 시설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영국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왔는데 24시간 의사 당직실이 너무 잘 꾸며져 있어 사진을 찍어왔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는 중환자실 병상 한 개당 3억원이 넘는 적자가 나기 때문에 병원이 투자에 인색하게 된다"며 "전국에 6∼9개 권역외상센터를 설립해 제대로 운영되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5년 아주의대를 졸업한 이 교수는 미국 샌디에이고캘리포니아대학병원과 영국 로열런던대학 외상센터에서 외상의 수련을 받았다. 지난해 8월부터 아주대병원 중증외상특성화센터장을 맡고 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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